24일까지 성 갤러리 전시
내가 화가로서 내 작품에 매
즉, 재료적이거나 기법적인 외형에 집중되었던 것이 작품 전체를 만들어낸 작가의 내면을 궁금해 하고, 때론 추론(推論)하고 상상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여 이해를 목적으로 하면서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상옥 선생의 작품은 작가와 작품이 동질성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 언제나 활기찬 성격과 사색을 하는 모습이 그러하고, 스스로 생활과 작업, 삶과 작품이라는 밀접한 동질성을 구축하려는 의지도 그러하다.
선생은 현재 작품이 순색과 형을 주관하여 이상의 해방을 추구하던 야수주의에 기인(起因)한 체득(體得)에 있다고 말한다. 이전에 보여준 작품에서는 그러한 야수주의(fauvisme)의 혁신적인 정신에서 터득한 색채와 자유로운 붓 터치에 따른 이상추구를 갈구하면서도 다소 구성적인 화면을 구사하여 왔는데, 이번에 보여 지는 작품에서는 구체적인 형상마저도 파괴함으로써 그 자유를 더욱 만끽한 것 같다.
그것을 대변하는 것을 더욱 과감해진 필치(筆致)에서 찾을 수 있는데, 주된 색채가 화면 전체를 장악한 강함이 아닌 작가의 감정적인 규칙에 의해 전면 균등하게 보여 지는 색채들이 반복적인 패턴을 가지고 에너지의 응집을 이룸으로써 더욱 강렬해 졌다는 것이 하나며, 표현주의적인 사물에 대한 반응을 보여 오던 형상마저도 과감하게 파괴함으로써 더욱 강렬한 이미지의 구현과 외계(外界)이미지의 생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 선생의 화면에서 꿈틀대는 자연스러운 필치는 작가의 무의식적인 행위로 판단하여도 무관할 것이다. 그리고 선생의 작품을 볼 때 느끼는 감정 중 하나는 정열(情熱)이다.
단지 화면의 강렬함에서 얻는 감정이 아닌 작가와 작품의 동질성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정열인 것이다. 내면 깊은 어디에선가 맹렬하게 일어나는 적극적인 감정인 정열은 변하지 않는 이상옥 선생의 작업열의와 함께 지속되리라 생각된다.
가을이 깊어 가면 깊어갈수록 아름다운 우리 강산은 짙은 단풍의 옷을 입는다. 울긋불긋 시선을 사로잡는 그 단풍의 감흥처럼, 우리 고장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가슴에 품어 보는 것은 어떨까. 떨어지는 잎새에 슬퍼하지 않을 화가가 만든 또 다른 자연의 단풍이 가슴깊이 물든 자리는 떨어지지 않는 풍성함이 자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제8회 이상옥 전, 9월 18일~24일, 성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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