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이후의 한국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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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이후의 한국 농업

<기 고>

  • 승인 2006-09-18 00:00
  • 이정만 금융산업노동조합 충남지역 본부장이정만 금융산업노동조합 충남지역 본부장
FTA 3차협상이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시애틀에서 열렸다. 한국 농산물 1452개 품목 중 양허안 예외적 취급은 19.6%인 쌀을 포함한 284개 품목으로 비공개 원칙으로 열려졌기 때문에 양측 간에 무슨 내용이 오갔는지 모르지만 연내 타결은 불투명하다.

2차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양측이 기존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측의 농업분야개방 협상 안에는 미국이 실망감을 표시하며 관세감축과 폐지 등 추가 개선 방안을 요구했다. 자국 이익을 위한 협상이라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책없는 FTA협상은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약한 여러 산업분야에서 극심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며 특히 농업`금융분야는 상상하지 못할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의 의견이다.

미국은 우리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서비스부문을 통하여 무역창출효과가 극대화되나 한국은 금융산업 면에서 비교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어떠한 부분도 없어 무역창출 및 무역전환효과는 전혀 기대할 수 없다.

최근 금융산업노조 농협중앙회지부에서는 FTA 저지와 신경분리 불가는 얼굴을 달리한 한 몸 내지는 동전의 앞 뒷면이라 한다. 이를 고사성어로 표현한다면 동병상련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서 전기를 만드는 회사가 한국전력 자회사로 6개 정도 회사가 있는데, 농촌지역에 수십 개의 전봇대를 세워서 2~3개 농가에 공급하는 것과 도시 지역 3000여 가구 아파트단지에 전봇대 1개를 세워서 공급하는 것중 수익성만을 고려한다면 어느 것이 경제논리에 맞느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후자이다. FTA가 체결된다면 우리 농촌지역은 전깃불이 없는 60~70년대와 같은 암흑 같은 지역이 될 것이다.

멕시코에서 금융서비스의 수수료는 미국의 10배 이상이 된다고 한다. 1994년 1월 1일 미국과 멕시코가 NAFTA를 체결하기 전까지는 외국계 은행이 씨티은행 1개뿐 이었는데, 지금은 모두가 외국계 은행으로 멕시코 국내자본이 완전히 잠식당한 상태다.

그러다 보니 외국계 은행은 금융의 공공성보다는 약탈적인 은행거래가 만연하고, 멕시코의 실업률이 늘어나는 등 국내정세가 불안하여 미국보다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여`수신 등 기본적인 거래보다는 수익성만을 고려한 편중한 거래로 높은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2001년 기준 무역왜곡보조총액은 전체농업생산액의 10.8%인 약 21조원이다. 한국은 2003년 기준 전체 농업생산액이 약 20조원이다. 권투에 비유한다면 헤비급과 플라이급의 대결인 것이다. 공정한 대결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신경분리도 같은 논리라고 본다. 신용사업과 여타사업이 분리되어 차단벽이 설치된다면 현재와 같은 종합농협형태의 시너지 효과는커녕, 한국의 수협과 일본농협의 전중, 프랑스 CA그룹의 사례에서 보듯이 신용사업의 수익구조개선을 위해 구조조정은 필연적이며, 경제사업과 교육지원 사업 등에는 지원이 불가능하게 되어 농업인의 실익과 각종 지원 사업에는 소홀할 것이 자명하다.

이런 악영향은 결국 국민`농민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공기업이 민영화되면 정부가 주는 교차보조금 지급 등의 중단으로 공공서비스가 무너져 농촌지역이 직접적인 타격으로 도`농 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농촌이 황폐화 되는 것이다. 우리농업은 결코 시장가치로만 평가될 수 없다.

식량안보나 환경정화, 담수기능 등 농업이 갖고 있는 다원적 가치야말로 우리농업이 영속해야 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우리농업은 지속가능한 생명산업이며, 국제사회가 다방면의 자원전쟁이 한창이지만 식량보다 강력한 무기는 없다.

이것이 FTA 저지와 신경분리 불가론의 동병상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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