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운석 정치행정부장 |
요즘 충남도와 대전시를 보면 ‘토끼와 거북이’경주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지난 7월1일 민선4기가 힘차게 출발했다. 공교롭게도 대전시와 충남도의 수장은 박성효 시장과 이완구 지사로 함께 바뀌었다.
캐치프레이즈를 ‘한국의 중심 강한 충남건설’로 내건 ‘이완구 호(號)’의 충남도는 민선4기 출범과 함께 빠른 항해를 시작했다. 특히 이완구 충남지사는 취임 이래 70여일만에 13억 3400만달러(한화 약 1조 3000억원)란 막대한 외자를 유치 도민들의 기대를 부풀게 했다. 언론으로부터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때문에 충남도는 이웃 대전시와 충북도 등 다른 자치단체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에 반해 대전시는 민선4기 들어 아직까지 이렇다 할 실적을 올리지 못해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공기업 사장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는 대전시는 현재 체질개선을 위해 간부들이 수업중이다. 박성효 시장은 부하직원들이 워드로 작성해 준 업무자료만 보고 앵무새같이 보고하던 구태의 행정의 틀을 털어내고 창의적 업무보고가 될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간부회의 때 마다 ‘간부들이 변하지 않고는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행정을 펼 수 없다’며 강공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 간부공무원은 “이같은 분위기가 연말까지 갈 것 같다”며 “12월 말 인사를 통해 조직을 완전 정비한 뒤 내년부터는 ‘박성효 호(號)’가 새로운 모습으로 출항에 나설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금 대전시는 표면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박성효 색깔’을 내기 위해 워밍업중인 것이다. 이로 인해 대전시 과장급 이상 간부들은 요즘 공부하랴 토론회 준비하랴 눈코 뜰 새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 청내에는 볼멘소리가 잘 안 들린다. 폭풍전야와 같은 전운이 감도는 분위기다.
일부 시민들은 “민선4기를 맞아 충남도는 역동적인데 대전시는 그렇지 못하다”며 비교 평가하고 있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서두르지 않겠다”며 순리와 상식의 행정을 펴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충남도와의 비교 평가에 조급함을 보이고 있다. 박 시장도 무슨 성과라도 있길 기대하는 눈치다. 시의 한 간부는 충남도와의 비교평가를 삼가줄 것을 주문했다. 시민들에 대한 ‘보여주기 행정’보다는 행정의 내실을 기하는 거북이와 같이 쉼 없는 전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성효 시장은 지난 11일 있은 직원 대상 특강에서 당근과 채찍을 제시했다. 일을 열심히 한 직원에는 인사 시 우대를 해주거나 표창과 배낭여행 등 갖가지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아직 실질적 시스템이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업무에 충실한 공무원이 우대를 받는 당근(?)을 주겠다는 게 박 시장의 구상이다. 일의 효율화와 목표달성, 공직내부의 사기진작을 위해서라고 한다. 대전시청 내 직원들은 박 시장의 당근 제시에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민선4기 초반이긴 하지만 현재 대전시와 충남도의 시`도정을 비교 평가하면 ‘토끼와 거북이 경주’를 보는 듯한 형국이다. 그러나 앞으로 대전시와 충남도가 가야 할 민선4기 종착역까지는 아직 멀었다. 박성효 시장과 이완구 지사에 대한 시`도정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것 같다. 종착역에 도착했을 때 시`도민이 하는 평가가 진정한 성적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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