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도심도 舊도심도 아닌 대덕구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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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도심도 舊도심도 아닌 대덕구의 우려

<월요아침>

  • 승인 2006-09-10 17:13
  • 정용기 대덕구청장정용기 대덕구청장
▲ 정용기 대덕구청장
▲ 정용기 대덕구청장
지난해 국회부의장직을 맡고 있던 박희태의원이 대화 중간에 대덕구당원협의회운영위원장인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정위원장 지역구는 대전에서 가장 좋은 지역구 아닙니까?”
나는 “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되물었다.

대덕구는 대덕연구단지와 R&D특구, 대덕테크노밸리 등이 있는 최첨단 과학도시 지역이 아니냐는 답이 돌아왔다. 나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지금 말씀하신 것들은 대덕구와 인접한 유성구에 다 있습니다”라고 답변을 드렸다. 문제는 다른 의원들도 그런 내용을 몰랐다는 듯이 “아! 그렇습니까?” 하는 반응이었다.

외지에 나가 얘기하다보면 유성 온천은 유성구에 있고, 대덕연구단지는 대덕구에 있는 줄 잘못 알고 있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대전으로 이주해 오신 분들 중에도 연구단지와 테크노밸리가 대덕구에 속한 것으로 아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지난해 특구 지정 문제가 논란거리였을 때도 한 중앙 언론에서는 ‘대덕구 대덕연구단지’로 표기해 씁쓸한 뒷맛을 준 기억도 있다.

대덕구는 대전광역시의 원초적 구도심이다. 조선시대에는 계족산 아래 회덕동과 송촌동, 비래동이 현재로 말하면 도심주택가 밀집지역이다. 동춘당과 쌍청당, 회덕향교 등은 한밭의 뿌리가 이곳에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70~90년대 대덕구는 대전의 변두리로 대전1`2`3`4단지가 모두 위치해 있으면서 개발시대에 대전을 먹여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경제와 산업활동의 중심지였다. 한때는 1`·2산업단지인 대화공단에 소재한 업체의 통근버스를 타는 것만으로도 좋은 직장에 근무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대덕구는 시청과 정부종합청사가 입주한 서구나 노은지구의 유성구처럼 신도심도 아니고 그렇다고 중구나 동구 같은 원도심 위치도 아닌 매우 어정쩡한 입장에 놓여 있다. 신도심개발에서도 소외되고 원도심활성화 대책에서는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구(區) 행정의 책임자로 자존심 상하는 말이지만 우리 구 인구는 2000년 23만2000여명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 6월말 현재 21만8000여명을 조금 넘기고 있다. 재정자립도는 5개구 중 근소한 차이로 밑에서 두 번째이고, 실제적으로 구의 재정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재정자주도는 최하위다. 구민께는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대덕구에는 영화관도, 백화점도 없다. 신탄진지역에는 실내 수영장 하나도 없다.

그런데도 대덕구에 대한 투자는 왜 그리 인색한지 정말 답답하다. 2006년도부터 시작되는 대전시의 중기지방재정운영계획에 따르면 총 투자사업 80건에 3조7682억원이 투입된다. 이중 대덕구 관련 사업은 불과 7건에 725억원이다. 5개 자치구의 공통사업으로 잡혀있는 16건 1조8880억원을 제외해 놓고 보더라도 타구와 비교해 작게는 3배, 크게는 13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뿐만이 아니다. 1조8700억원이 투자된 지하철 1호선 전 구간이 개통되면 대덕구를 제외한 4개구 주민이 주로 이용하게 된다. 지하철 적자가 연간 35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하는데 이는 어차피 시민 세금으로 메울게 아닌가. 대덕구민이라고 세금을 면제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더구나 대전의 산업단지는 모두 대덕구에 있고 위생처리장, 쓰레기 소각장 등 소위 혐오시설도 제일 많다.

대전광역시 5개 자치구중 대덕구만 왜 이렇게 소외시켜왔는지 구민과 함께 다시 한번 묻고 싶다. 원도심활성화를 제대로 하려면 대덕구부터 해야 한다. 대전을 먹여 살리고, 대전의 근본을 지니고 있는 대덕구의 발전 없이는 진정한 의미의 대전미래는 기대할 수 없다.

구청장에 취임한지 두 달을 넘기면서 다른 자치구보다 할 일이 더 많은 대덕구의 구청장이 된 사실에 한편으로는 엄청난 중압감을 느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일 할 수 있다는 기쁨을 느끼며 성공의 보람을 예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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