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칠룡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
그것은 곧 너무나 쉬운 답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과학문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만 할 듯싶다.
즉 과학으로의 접근이 아주 쉬운 데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그동안 너무나 어렵게 생각해 온 점에 대해서 반성이 필요하며 이는 곧 근대 과학의 개념과 범주들을 서양 과학의 지식과 기술을 접하고 배우며 살아왔기 때문에 막상 ‘우리과학’하면 그저 멍해 질 수밖에 없었음을 스스로 알게 해주는 현실에 대해서 지금부터라도 이를 과감하게 탈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좋은 예로 과학에 대해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갈릴레이, 코페르니쿠스, 티고 브라헤만’ 등의 인물들에 대해선 잘 알고 있지만 이순지(조선시대 간의제를 제작), 이향(조선시대 기상학자), 김석문, 홍대용(천문학자) 등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예가 많은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동안 세계적 천문 기구인 천상열차분야지도 (1395년 제작), 앙부일구(1669년 제작), 혼천시계, 혼천전도, 천문도, 보루각자격루, 일정정시의 측우기와 수표(강우량 측정기) 등등에 대해서 오히려 비과학적이며 턱도 없는 엉터리라며 강한 거부감으로 대했던 것은 아니었던가?
즈음 간간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는 것들 이외에도 규표(圭表), 간의(簡儀), 소간의,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 정남일구(定南日晷), 현주일구(懸珠日晷), 천평일구(天平日晷) 등 조선시대 연구개발원의 무수한 기구들이 왜 알려지지 않고 있었을까?
중국 과학사의 대가 조지프니덤 교수는 그의 명저 기계공학 편에서 “한국의 혼천시계는 세계 과학박물관에 전시해야 한다”며 극찬을 하고 있다.
외국의 유명한 과학자들이 우리 조상들이 만들었던 과학기기들을 보며 극찬을 하면서 오랜 역사 속에 잠들어 있는 과학적 소재들을 보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기묘하다며 연신 지혜로움과 존경을 표한다.
그런데 우리 과학자들은 오히려 외국인들의 그러한 모습 등이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의아해 하고 있다. 한국 과학의 세계화와 지속적인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원인의 하나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외국의 우수한 점을 받아들이되 우리옛것을 새롭게 한국화 할 때만이 대한민국의 과학문화는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다고 보며 조선황실문화는 한국과학계를 위엄과 품위를 내재시킨 가장 우수한 과학으로 재탄생하는 데 있어 좋은 징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전 과학공원에서 개최된 사이언스 페스티벌2006 행사에 동참했던 조선황실 공예전은 매우 의미있는 계기였다.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에서 청소년 위주의 교육과 행사를 해왔던 것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어려서부터 과학의 기초요 뿌리인 공예의 체험을 통해 기술을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공예 체험장을 마련하였다. 또 국쇄를 비롯한 각종 공예품을 전시하여 조선시대 연구 개발된 신비스러운 과학에 대해 우아하고 품위 있게 받아들여 소화할 수 있는 계기였다.
정책당국에선 오히려 서양 위주과학, 소비성이며 일회성 과학놀이에 더 많은 관심과 예산을 투입하는 등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전통과학 분야가 획기적으로 부각되었으면 하는 기대가 매우 크며 전통공예문화, 특히 조선황실의 공예문화는 바로 슬기롭고 위대한 우리 선조들의 공예적 측면의 과학기술들과 소재들에 대해 이를 연구 개발해야 한다는 점을 영원히 후세에 알기 위해 마련되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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