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퍼스타에서 교육 예술가로…
美.. ‘아름다운 디바’
12일 대전문화예술의전
1983년 이탈리아 로마 레오나르도 공항. 텅 빈 의자에 앉은 한 한국 여학생이 일기장을 폈다. 그리고 ‘어떤 고난이 닥쳐도 꿋꿋이 이겨내며 약해지거나 울지 않을 것’라고 또박또박 새겨 나갔다.
사실 그 여학생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막연함에 울고 싶었다. 그러나 계속 써 나갔다. ‘절대 약하거나 외로운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늘 도도하고 자신만만할 것’이라고.
그로부터 3년 후 한국에서 온 작고 가녀린 소녀는 이탈리아 트리에스테극장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을 시작으로 세계무대를 주름잡기 시작했다. 그 소녀가 전설적인 지휘자 카라얀에게 ‘신이 내려준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은 ‘소프라노 조수미’다.
조수미는 대학에 수석으로 입학했다가 성적이 꼴찌로 떨어지는 바람에 강제로 유학길을 올랐다. 하지만 낯선 땅에서 자존심을 세웠고 큰 무대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기에 세계정상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coloratura soprano`·빠르게 굴러 가듯이 장식적이며 기교적인 노래를 부르는 데에 적당한 소프라노) 조수미가 국제무대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대전에서도 국제무대 데뷔 20주년기념 소프라노 조수미 리사이틀을 12일 오후 8시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이번 음악회에서는 조수미와 오랜 세월 호흡을 맞춰온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빈센초 스칼레라 (Vincenzo Scalera)와 함께 한다.
이날 대전공연에서 조수미는 헨델 오페라 줄리오 체사레 (폭풍), 비발디 오페라 바자제 중 ‘나는 멸시 받는 아내라오’, 베르디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중 ‘아! 그이인가?’, J.슈트라우스 ‘레몬꽃이 피는 곳’, 베네딕트 ‘집시와 새’, 코플런드 ‘전원곡’, 비숍 ‘보라! 저 다정한 종달새들’등으로 정통 클래식과 아리아의 진수를 보여준다.
한편 조수미는 비단 음악활동뿐만 아니라 광고 출연금 유니세프 전액 기부, 기아퇴치 걷기 대회 참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주위의 불우한 이웃을 돌보는데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청소년을 지도하는 음악교사들을 초청해 진심으로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방법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아카데미 콘서트를 기획해 소프라노에서 교육예술가로 변신을 꾀했다.
R석 14만원, S석 12만원, A석 8만원, B석 6만원. 문의 362-7200, www.concerthous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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