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논리’ 인생 닮은 한조각

‘흑백논리’ 인생 닮은 한조각

송창만 판화 개인전 13일까지 이공갤러리

  • 승인 2006-09-08 00:00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 Wind Flower. 50×80㎝. Line Etching, Deep Etching, Aquatint. 2006
▲ Wind Flower. 50×80㎝. Line Etching, Deep Etching, Aquatint. 2006
전통과 개성 버무린 판화기법
현실탈피 자유로운 욕망 표현





송창만 작가의 판화는 비교적 정통적인 판법을 유지하면서, 자기 고유의 색깔을 갖고 있다.
에칭기법에 의한 비정형의 얼룩효과와 아쿼틴트 기법에 의한 부드러운 음영효과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정적이고 관조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느낌은 흑백의 모노톤으로 나타난 절제된 색채감각에 의해 강조되고 있다. 소재로는 식물 이미지 등의 암시적인 형상도 있지만, 대개는 형상과 의미가 불분명한 이미지들이 많다.

현대인 대부분이 그렇듯이 기계, 과학문명이 고도로 발달하고, 틀에 박힌 도시환경 속에서 다소 경직되고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의식과 감정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판화는 정통적인 판화와 함께 책과 포스터를 비롯한 각종 인쇄물, 컴퓨터와 제록스의 프린터를 비롯한 각종 첨단의 매체들, 그리고 심지어는 영상에 이르기까지 이미지를 생산하는 온갖 이질적이고 다양한 매체들이 합류되는 한 지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판화의 고유성과 특수성이 사라지거나 위험에 처하는 것은 아니다.



송창만은 전통과 개성을 적절히 분배할 줄 아는 감각적인 판화를 보여주고 있다. 마치 작가의 내면으로부터 길어 올려진 미처 형상화되기 이전의 무의식의 편린들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현실에서 탈피해 자유롭고 원초적인 감정과 의식상태를 획득하고 싶은 욕망을 표현하고 있다.

판화 작업에는 동판화, 석판화, 목판화, 실크스크린 등이 있지만, 그 중에서 동판화는 다른 매체의 기법들 보다는 다소 까다롭기도 하고, 판면에 대한 작업 자체가 예민하기 때문에 판화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이 꺼리는 것이기도 하다.

판이 완성돼 찍기를 시도할 때에는 더욱 예민하다. 다른 매체의 기법들은 작업하는 과정에서 작품이 완성돼가는 모습들이 시각적으로 서서히 드러나는 반면 동판화는 판면의 상태를 읽어나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송 작가는 동판화를 꾸준히 작업하고 있다. 작가는 어려운 작업 과정 속에서 얻어지는 아름다운 생명 탄생과 같은 성취감에 동판을 고집한다. 이번 전시에는 동판화 20여점이 전시되며 7일부터 13일까지 대흥동 이공갤러리에서 열린다.
▲ The Day. 50×70㎝. Line Etching, Deep Etching, Aquatint. 2006(위 그림), Seed. 50×70㎝. Line Etching, Deep Etching, Aquatint. 2006(아래 그림)
▲ The Day. 50×70㎝. Line Etching, Deep Etching, Aquatint. 2006(위 그림), Seed. 50×70㎝. Line Etching, Deep Etching, Aquatint. 2006(아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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