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밀착 전략으로 中企와 상생발전

지역밀착 전략으로 中企와 상생발전

대전·충청 경제를 살리자 ④ 금융

  • 승인 2006-09-07 00:00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IMF 이후 중기대출 8년새 20%이상 줄어
은행 수익금 환원 미미… 역외유출 심각
특화형 상품 등 다각적 기업지원책 절실



고유가와 환율 하락에 따른 경기 불황속에서 대전`충남 기업들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상당수 예금은행들이 보다 안정적인 주택 담보대출 등으로 주력함에 따라 지역 기업의 자금난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와 함께 IMF이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대한 의존도가 커짐에 따라 서민금융을 중심으로 자금의 역외유출 현상도 심화되고 있어 지역 금융 활성화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편집자 주>





▲ 갈수록 높아지는 중소기업 대출 문턱

은행들이 주택 담보 대출등 안정성 위주의 대출을 실시함에 따라 대전충남 지역의 중소기업 대출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대전충남지역의 중소기업 대출 비율은 IMF 직전인 1997년 64.2%에서 1998년 59.1%, 1999년 57.3%, 2000년 56.9%, 2001년 55.4%, 2002년 51.6%, 2003년 51.7%, 2004년 45.6%, 2005년 42.5%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사정도 악화돼 대전`충남 어음부도율은 지난 2003년 0.34%, 2004년 0.30%, 2005년 0.23%로 전국 평균인 2003년 0.17%, 2004년 0.18%, 2005년 0.14%를 크게 웃돌고 있다.

기업간의 자금사정도 상당한 격차를 보이는 등 자금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마저 심화되고 있다. 대전충남지역 제조업의 경우 지난해 대기업의 부채비율은 63.2%로 전국 평균인 104.2%를 밑돌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152.7%를 기록하고 있다. 차입금 의존도도 대기업은 14.0%, 중소기업은 28.7%를 기록했으며 자기자본비율(전국 평균 49.8%)도 대기업은 62.8%, 중소기업은 42.5%를 기록해 상반된 상황이다.



▲서민금융 중심 역외유출 심각

대전충남지역은 서민금융을 주로 하는 제2금융권과 일반예금 은행간에 경영 차별화가 이뤄졌다.
지역 소재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상대로한 예금은행은 공격적 경영을 통해 지난 2003년 2.4%에서 2004년 -5.4%, 2005년 -10.9%로 지난 98년 -10.3%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상호금융, 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협 등 4대 은행의 역외 유출비율은 지난 1997년 29.8%에서 1998년 40.8%로 치솟은 뒤 2003년 39.6%, 2004년 34.6%, 2005년 52.4%까지 올라 IMF직전에 비해 두배 가까이 역외 유출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제2금융권의 경우 일반 예금 은행에 비해 금리가 높은 편이어서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과 서민들이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대부분의 자금이 중앙본부로 올라가는 중앙집권적 경영 체제도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막대한 경영 수익을 올린 예금 은행들의 지역사회 환원금액도 미미해 대출로 수익을 올린 예금 은행 상당수의 수익금은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의 경우 1조6000억원(2005년말 현재)의 기업 대출을 실시했지만 지난해 지역사회에 환원한 금액은 1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지역 연고 은행 대체안은 금융협의체?

지난 1998년 충청은행의 퇴출이후 대전`충남지역에는 이렇다할 지역 연고 은행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자산 8개 지점을 갖춘 대전상호저축은행과 지난 6월 대전으로 본부를 옮긴 신협 중앙회 등 2곳의 제2금융기관이 대전에 있지만 대전상호저축은행의 자산 규모가 8725억원 규모로 지역의 대표적인 금융기관으로 역할을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본부를 대전으로 옮긴 신협 중앙회도 아직까지는 본부 이전으로 인한 일시적 효과만 나타날 뿐 지역내 자금 유입적인 측면에서는 큰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지역 연고 은행의 부재로 지역 금융협의체와 같은 금융기관 네트워크를 구성, 지역의 자금 지원에 대한 제도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지방은행을 갖고 있는 대구, 부산 등의 6개 시도의 금융협의체의 경우 상설협의체가 아닌 지방 은행간회의기구로서의 성격이 깊어 앞으로 금융협의체를 구성할 경우 정책과 방향설정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대전시 관계자는 “타 시도에 마련된 금융협의체의 경우 지방은행에 대한 애로사항을 정책에 요청하는 모임 성격이 깊다”며 “대전시의 경우 신용보증재단이나 중소기업 종합지원센터 등을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실시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지역 연고 은행이 없다해서 지역의 금융계가 어렵다고는 할수 없다”고 말했다.



▲지역금융 활성화위해 기업 내실화를

전문가들은 지역 금융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내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중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시행이나 지역특화형 금융 상품 개발 등을 통한 지역밀착금융 정책이 전제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같은 지역 밀착 금융 정책을 위해선 지역내 기업의 내실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당수 기업들이 중소기업인 점을 미뤄볼 때 일반 예금은행의 중소 기업에 대한 대출이 여의치 않을 경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서민금융을 이용할수 밖에 없다. 이는 또같은 기업의 자금난으로 이어지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서민 금융의 역외유출이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지역 연고 은행을 대체한다고 자부하는 신용보증재단의 보증도 보다 확대될 필요가 있다. 현재 대전충남 신용보증 재단의 보증액은 지난해만 298억원으로 지금까지 2492억원에 그쳤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지난해말 보증잔액인 2조1806억원, 1조1175억원에 비해서도 미미한 수준이다.

지역 금융계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지역 금융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 기업의 내실화가 강조되고, 이를 위해서는 자본의 유입이 뒷받침 돼야 한다”며 “기업의 지역 유치와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활발한 정책발굴을 통한 정책지원도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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