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 비리의혹. 감독소홀 드러나
‘살인교사 혐의로 수감중인 조폭 수형자가 마음대로 휴대전화 사용, 교도소 내에서 수형자들에게 담배 밀반입, 특별관리 수형자가 이틀만에 또 자살.’
미국 할리우드의 갱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장면들이다.
하지만 이는 최근 대전교도소 내에서 불거진 각종 사건들이다.
수형자의 관리감독, 교도관의 도덕성 등 대전교도소의 총체적 부실 사태가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5일 대전지검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께 대전교도소에 수감중인 수형자 A씨가 지난 6월 초부터 2개월간 휴대전화를 사용한 혐의가 대전지방교정청 감사결과 드러나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A씨 방의 압수수색을 통해 대전교도소 B교감 친인척 명의의 계좌를 발견했으며 A씨로부터 4000만원의 뭉칫돈이 오간 정황을 잡고 출처에 대해 추궁하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 A씨는 교도소 내에 휴대전화는 물론 충전기까지 반입해 교육작업장에서 배터리 충전을 하고 2개월 넘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용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A씨에게 전달된 휴대전화 반입 경로와 교도관들의 금품수수 여부에 대해 전방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B교감은 직위해제된 상태에서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으며 검찰은 A씨에게 휴대전화를 전달한 제3의 인물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B교감의 혐의 사실이 확인될 경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처벌할 방침이다.
대전교도소는 또 교도소 내에서 수형자들에게 담배가 거래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담배가 밀반입되는 과정에서 교도관의 묵인이나 금품 거래 없이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교도관들의 금품수수가 있었는지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3일에는 특별감시를 받던 20대 수형자 C씨가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C씨는 지난 1일에도 자살을 시도해 병원치료 후 CCTV가 설치된 분리수용실에 입실시켜 관리했지만 또 다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져 대전교도소의 안전관리 및 보안체계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특히 대전교도소는 “C씨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병원측의 만류에도 퇴원을 시킨 것으로 드러났으며 C씨가 자살을 시도할 때에는 CCTV를 관리하는 교도관이 자리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월에는 특수강도 혐의로 3년째 대전교도소에 수감중이던 D씨가 병원 치료를 마치고 호송차에 타려는 순간 교도관들의 감시 소홀을 틈타 도주했다가 1시간만에 검거되기도 했다. 당시 대전교도소는 3명의 교도관이 동행했지만 수갑과 포승줄에 묶여 있던 D씨의 도주를 막지 못했다. 더욱이 대전교도소는 사건을 자체 해결하려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사건발생 30분만에 경찰에 협조요청을 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대전교도소는 또 지난해 6월에는 살인죄로 5년째 복역중이던 E씨가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전교도소 관계자는 “교정행정 혁신을 통해 교도관들의 도덕성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 이에 따른 수형자 관리를 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해 난감하다”며 “검찰 수사에서 교도관들의 불법 혐의가 드러나면 법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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