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욱 대한주택건설협회 대전시충남도회장 |
밀려오는 거대 자본에 무력한 지방기업들은 속수무책 당하고 마는 일이 허다하다.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무기력하고 무방비 상태인 스스로의 모습을 돌이켜보고 분개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대기업들의 공세에 우리 중소기업은 한낱 무력한 존재일수밖에 없다. 그들의 정보력, 자본력에 초라해질 수밖에 없고 그들이 확보한 고급 인력에 한없는 부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닥친 현실이 암울하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용기를 잃어본 일은 없다. 우리가 생산해 내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또 적어도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일에 대한 대처능력이 그들보다 뛰어나고, 이 지역민들의 취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주택건설업체들은 지금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생사의 기로 앞에 서있다. 말 그대로 사느냐 죽느냐의 갈림길에 비장한 심정으로 서 있는 것이다. 대전 시민들이 그토록 간절히 기다렸던 서남부신도시가 곧 실체를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다. 서남부 개발에 일반 시민대중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아파트다. 시민들은 외형도 훌륭하고 내부 설계와 마감수준도 훌륭한 아파트를 공급받을 생각에 잔뜩 부풀어 있다.
반면 지역의 하도급 전문건설업체나 건자재 납품업체, 광고홍보기획사 등 관련업체들은 아파트 사업이 본격화되면 일거리와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순식간에 물거품이 돼 버릴 수도 있다. 대기업 건설사들이 모든 용지를 싹쓸이 해 아파트 사업을 독점할 경우, 이 지역의 모든 관련 업체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 듯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
아파트 건립 사업은 지역에서 이루어지지만 실상의 경제활동은 모두 서울에서 진행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역의 주택건설사들은 서남부 신도시의 아파트용지를 지역 업체가 우선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아울러 관계 기관, 지역 국회의원, 지방의회 등에게 지역경제 살리기에 동참해 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인`허가청인 대전시와 신도시 개발사업 주체인 대전도시개발공사, 한국토지공사, 대한주택공사가 업체들의 주장을 배경으로 지역 우선공급의 타당성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지역 건설사들은 말 그대로 사활을 걸고 이번 건을 추진하고 있다. 더 이상 우리지역에서 타 지역 업체들이 잔치를 벌이고 떠나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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