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한 정치참여가 활발해지는 등 첨단기술이 정치와 결합되면서 온라인 민주주의라 할 수 있는 전자민주주의가 부상하고 있다. 전자투개표시스템 도입은 인주와 기표용지를 몰아냈으며, 조만간 언제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게 됐다.
정치분야 첨단기술의 도입은 오히려 기상예보분야 보다 늦은감이 있다. 지난 1988년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일기예보에 이어, 최근에는 동네 일기예보도 가능하게 됐다. 기상예보와 정치, 모두 예측하기 힘든 분야지만 첨단기술의 도입으로 점차 예측 가능하게 됐다. <편집자 주>
이미 국내에서도 IT기술을 바탕으로 전자 투`개표 시스템이 도입되는 등 정치와 전혀 별개처럼 여겨지는 IT기술이 정치분야 깊숙이 접목되고 있다. 2002년 지방선거에 첫 도입된 전자개표 시스템은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맹위를 발휘했다.
개표와 집계에서 고속 투표용지 스캐닝 및 전자개표시스템(투표지분류기)으로 `개표노동`을 크게 줄였다. 시간당 2만 장을 처리, 개표 4~5시간이면 당락을 알수 있어, 마음을 졸이며 밤을 새며 개표작업을 지켜보는 후보자들의 모습은 이제 옛 이야기가 됐다.
전자개표시스템에서 한발 더 나아가 ‘무선전자 투표’시대를 코앞에 두게 됐다. 한 마디로, 지하철이나 놀이공원, 백화점을 비롯한 산간오지 등 전원이 공급되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설치될 수 있는 키오스크 방식의 ‘전자투표소’로 인해 굳이 투표장을 찾지 않아도 유권자들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화면에 신상 정보를 입력하고 지문을 찍어 본인임이 확인되면, ‘터치 스크린’에 나타난 후보자들 중 지지하는 후보를 손가락으로 눌러 선택하면 된다. 최근 열린우리당이 100% 일반국민의 참여로 대선 후보를 뽑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도입을 검토하는 것도 IT기술이 뒷받침된 ‘무선전자 투표기’가 있기 때문이다. 무선전자투표기는 2008년 총선부터 도입될 예정이어서 시선을 끌고 있다.
이뿐 아니다. 2012년부터는 유권자가 굳이 투표소나 ‘전자 투표소’를 찾지 않고 집이나 해외에서도 소중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무선전자투표보다 한 발 진화된 ‘유비쿼터스 전자투표시스템’이 바로 그것. 유권자들은 투표소에 가지 않고서도 개인컴퓨터나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투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투표용지, 기표용구’가 필요 없게 됐다.
IT기술과 정치와 접목은 이러한 투개표 시스템에 그치지 않고, 2002년 노사모를 중심으로 한 네티즌들이 세계 최초로 ‘인터넷 대통령’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과 IT기술의 발달은 20세기 대의민주주의와 정당을 퇴화시키고 제3의 민주주의라 일컬어지는 ‘전자민주주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정당과 대의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는 가운데 전자정당, 전자민주주의, 전자공화국으로 그 자리를 대신하려 하고 있다.
▲ 2012년부터는 투표소를 찾지 않고 집이나 해외에서도 투표할 길이 열릴 전망이다. ‘유비쿼터스 전자투표시스템’이 바로 그것. 사진은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맹위를 떨친 전자개표기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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