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청을 비롯해 각 구청 및 유관기관과의 전산망을 종합 관리하는 곳이다. |
‘첨단’이란 말이 어느새 우리 곁에서 사회 트렌드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사회 각 분야에서 첨단이란 말이 쓰이지 않는 곳이 드물 정도다. ‘첨단도시 대전’에서 볼 수 있듯이 도시의 이름에도 첨단은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유독 행정 분야에서는 이 말이 쉽사리 쓰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행정은 오래전부터 ‘혁신’이라는 말로 첨단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혁신이란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는 대전시와 충남도의 첨단 행정을 살펴보았다. <편집자 주>
대전시와 충남도는 몇 년전부터 종이없는(Paperless) 간부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간부들이 모두 참석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그렇지만 가뜩이나 부족한 공간에 몇 년동안 보관해야 하는 회의자료들은 천덕꾸러기였다.
하지만 이러한 종이없는 회의와 전자 결재 등은 이러한 불편함을 한번에 날려버리는 것은 물론 사업 구성에서부터 추진까지의 시일을 단축하는 효과까지 가져오고 있다.
대전시는 도면과 서류 등 종이꾸러미를 한뭉치씩 제출하던 건축허가 시스템에서도 종이를 ‘배제’시켜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가 하면 시민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전에 비해 권역이 넓은 충남도 역시 오래전부터 ‘화상회의’를 실시해오고 있다.
정부 역시 부단체장 회의는 각 청사에 마련된 화상회의실에서 진행한다. 이를 통해 16개 시`도는 물론 일선 자치구에서 절감하는 시간적, 물리적 비용은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다.
여기에 이나라(e-NARA)라고 이름 붙여진 행정정보화망은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수평`수직적으로 공유하는 것은 물론 언제든지 ‘접속’만으로 대화 및 자료 파일 등을 나눌 수 있어 상호 유대감과 친밀감을 높이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전시는 이제까지 흩어져서 관리되던 각종 시설물을 분야별 IT 기술을 활용, 통합 관리할 방침이다.
행정자치부의 혁신브랜드 사업으로 선정돼 5억원의 국비를 지원받는 ‘공간 데이터하우스 시스템’ 구축에 따라 시민들은 일정 공간내에 위치한 지상 건물 및 지하매설물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 통합 ID 관리시스템도 타 지자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통합 ID 관리시스템이란 하나의 ID만으로 대전시는 물론 각 일선 구청 등 공공기관의 홈페이지를 ‘회원자격’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RRI)의 원천 기술 개발로 시스템 구축 작업이 한창인 통합 ID 관리 시스템은 민원인들의 개인 정보 노출이 원천적으로 봉쇄돼 안전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시는 이 시스템을 교육청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며 대전을 넘어 정부와 함께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에도 보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전시는 국제전화와 휴대폰 연결시 인터넷 회선을 통한 연결을 추진 중이다.
저렴한 통화료로 2000년대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통화 품질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역사속으로’ 사라질 뻔한 인터넷 전화가 대전시에 접목될 전망이다.
인터넷 전화가 활성화될 경우 연간 1000여만원 이상의 통화료 절감은 물론 일반 전화 등으로 확대될 경우 더 많은 비용 절감이 기대되고 있다.
시는 이를 위해 다음달 중으로 시험 운영을 거쳐 빠르면 내년 초부터 인터넷 회선을 활용한 전화통화가 가능토록 추진할 방침이다.
반면 이같은 첨단행정으로 인해 직원들끼리 서로 얼굴을 맞댈 기회가 줄어들어 친밀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많은 업무가 인터넷과 화상 등 ‘기계(?)’를 통해 이뤄지다보니 직접 만나 대화를 하는 ‘스킨십’이 부족해 인간적인 면이 아쉽다는 것.
대전시청의 한 국장은 “최근 회의나 공직 사회 등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문서를 작성하던 것이 컴퓨터 보급으로 전산화되더니 이제는 종이 없이도 회의나 결재 등이 가능한 세상”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행정업무가 사회적 흐름에 부합해야 하는 만큼 행정내부 처리시스템 역시 이에 보조를 맞출 수 밖에 없다”며 “앞으로 정보통신을 비롯해 과학기술의 발달이 무궁무진하게 이뤄지는 만큼 이러한 기술 등을 행정에 접목시키는 작업이 끊임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직사회에서는 첨단(尖端)행정에 대해 행정의 끝, 즉 행정의 최일선에서 주민들과의 접점행정을 펼치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며 “결국 고도로 발달된 과학기술을 접목시키는 것도 첨단이겠지만 이처럼 주민들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도 첨단의 한 개념으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밝히기도 했다.
▲ ID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개념도 |
▲ 공간데이터하우스 구축 개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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