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 부장은 아침에 일어나 이빨에 장착돼 있는 1년형 초소형 로봇칫솔로 치석을 제거하고 유해 충치균을 살균한 뒤 양변기에 앉아 신문을 본다. 양변기에는 모든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칩이 장착돼 있어 김 부장의 지병인 당뇨병 상태를 검사하고 다른 질병도 함께 진단한다.
김 부장의 당뇨병은 6개월 전 투약한 로봇치료기가 인슐린을 적정량 계속 투여하고 있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병원 컴퓨터에 자동 입력이 되도록 돼 있다. 그는 바이오나노 항노화 화장품 및 면역활성 건강보조식품을 10년 이상 애용해 왔으므로 50살의 나이에도 잔주름 하나 없는 탄력적인 피부에 뿌듯해 하며 회사로 출근한다.
미래를 가상으로 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다.
하지만 결코 실현불가능 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대덕특구에 있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이상기) 바이오나노연구단(단장 정봉현)에서는 이같은 일들이 꿈이 아닌 실제 우리 실생활에 이용될 수 있도록 BT(생명공학), NT(나노기술), IT(정보기술) 등의 융합기술, 즉 바이오나노테크놀로지를 이용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나노란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희랍어로 1나노미터는 머리카락 굵기의 1만분의 1(10억분의 1미터)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분자 또는 원자 단위를 인위적으로 움직여 원하는 모양의 나노크기의 물체를 만들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그렇다’이다. 바로 바이오나노테크놀로지 또는 바이오나노엔지니어링이 있기 때문인 것이다.
이처럼 바이오나노테크놀로지는 나노 크기의 분자나 원자를 인위적으로 조작해 응용하는 기술로서 미래 인류 생활에 큰 파급효과를 줄 수 있는 첨단 미래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바이오나노테크놀로지가 응용되는 여러 분야 중에서 생명공학 분야는 더욱 밀접하고 응용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나노 크기의 완벽한 성능을 갖는 잠수함이 항암제를 싣고 혈관을 통해 특정 암부위에 도착,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항암제를 투여함으로써 완벽하게 암세포만을 사멸시킬 수 있다.
또한 인간의 신경세포 시스템을 이용한 신경세포 컴퓨터가 등장할 것이며, 생물 소재를 이용한 바이오 전자소자 또는 바이오칩이 기존의 반도체 소자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생명체를 이루는 분자 개체를 인위적으로 조작해 응용할 수 있는 바이오나노테크놀로지 기술은 미래 생명공학의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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