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표·삽화·사진 등 곁들여 이해폭 넓혀
마주보는 한일사 Ⅰ-선사시대∼고려시대
마주보는 한일사 Ⅱ-조선시대∼개항기
한국과 일본의 역사 교사들이 함께 만든 책이 출간돼 화제다. 선사시대부터 개항기에 이르기까지 18개 주제로 나눠 200여개의 다양한 자료를 알기 쉽게 풀어 쓴 한국과 일본, 그 닮음과 다름, 그리고 교류의 5000년 역사를 살펴보자.
‘마주보는 한일사 Ⅰ, Ⅱ’는 한국의 전국역사교
2001년부터 5년에 걸친 작업으로 어느 한 쪽에 편향되지 않은 시각으로 고대 시대부터 개항기까지 5000년 한일사를 균형 있게 서술,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를 비롯해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는 한일 관계에서 화해와 공존의 길을 모색하려고 했다.
양국 간 필자들의 공통된 역사 인식을 기반으로 각 시대의 주요 쟁점들을 다룸으로써 역사 교과서 문제에서 지적돼온 ‘자국사’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또 양국의 첨예한 인식의 차이를 보여온 고대사, 왜구 문제, 임진왜란 등 전근대사 분야에서도 과감히 서술을 시도한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한일 역사 전반을 18개 주제로 나눠 각 주제별로 한국과 일본 필자가 쌍을 이뤄 집필했다. 신석기시대 토기, 고분벽화와 불상, 수도의 도시 설계, 조선통신사 등 양국의 역사가 어떻게 교류해 왔으며 서로 닮고 다름을 보이는지를 알 수 있는 사례들을 비교 서술한 것이 돋보인다. 실제 수업을 하는 듯한 구어체 위주의 문장을 사용하고 각종 도표와 삽화, 사진 등 보조자료도 대폭 곁들여 이해도를 높였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은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역사교사들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1988년 ‘역사교육을 위한 교사모임’으로 창립해 1991년 전국역사교사모임으로 발돋움했다. 이 모임에는 전국 2000여명의 역사교사가 회원으로 참여해 연구모임, 지역모임의 활동을 통해 새로운 역사교육의 방법을 모색해왔다.
일본역사교육자협의회는 지난 1949년 설립된 이래 올바른 역사교육과 역사연구에 정진해왔다. 일선 교육자들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매월 ‘역사지리교육’이란 잡지를 발행하며, 엮은 책으로 ‘동아시아와 동북’, ‘근현대사 수업 어떻게 할 것인가: 일본사편,세계사편’ 등이 있다.
▲왜구의 역사를 둘러싼 한일 역사학계의 논쟁
한국 학계에서는 왜구를 당연히 일본인 해적으로 생각해 외세의 침략에 대한 민족의 항쟁이라는 관점에서 왜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 학계에서는 1960년대 이후 후기 왜구를 중국 국내 사정으로 인해 발생한 밀무역에 초점을 둔 상인으로 규정하는 연구가 일반화됐다.
그러나 1980∼90년대 이후 왜구가 제주도 해민(海民)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이뤄지기 시작했고, 왜구를 중국, 조선, 일본의 경계 지역에 살던 ‘국적과 민족을 초월한 인간 집단’으로 이해하려는 이론이 일본 학계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그러나 대다수 한국 연구자들은 이런 견해가 주로 15세기 중반 이후 왜구의 상황에 대한 연구에서 제기된 것이며 사료적 근거도 충분치 않다고 비판한다.
- 1권 본문 204쪽에서
▲한글과 가나의 탄생
일본어는 ‘자음+모음(또는 모음만)’으로 된 음절을 기본으로 하는 비교적 단순한 음운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 일본어의 음운 체계에 맞춰서 일본어의 음에 한자를 빌려 쓰는 것은 비교적 쉬웠다. 이처럼 한자의 발음을 차용해서, 그 글자 모양을 간략하게 만든 것이 가나 문자이다.
그러나 한국어의 표기는 ‘자음+모음, 모음, 자음+모음+자음’등 음절을 복잡하게 조합할 수 있었다. 음운의 종류가 많은 한국어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한자의 차용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조선에서는 한자와 함께, 모음과 자음으로 구성된 단음문자와 몽골 문자와 파스파 문자가 존재했던 15세기 동아시아의 문자 환경을 이용해 음절 단위의 단음문자인 한글을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한국과 일본은 자신의 언어를 자기 말에 맞게 쓸 수 있는 한글과 가나를 만들었다. - 2권 본문 43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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