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에서의 아이러니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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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에서의 아이러니한 풍경

<문화 초대석>

  • 승인 2006-08-27 17:20
  • 김상균 대전문화예술의전당 홍보마케팅팀장김상균 대전문화예술의전당 홍보마케팅팀장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이하 전당)이 매년 자체 제작하고 있는 모차르트의 오페라마술피리가 공연됐다. 3년 동안 제작을 해오고 있지만 이번 공연에 가장 많은 관객이 몰렸고 특히 주말공연은 일찍이 매진사례를 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공연을 치르다 보면 관객들과의 마찰은 가끔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오늘 이야기하려는 사건들이 따로따로 발생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같은 시간대에 벌어진 두 사건을 연결하면 아이러니한 면이 있기에 소개를 하고자 한다.

세 번째 날인 19일 공연이 시작되고 약 20분 정도가 지났을 즈음에 젊은 남녀 한 쌍이 흥분된 표정으로 매표소를 찾아와 환불을 요청했다. “어쩌면 이럴 수가 있어요. 공연 시작하고 입장하는 사람들 때문에 공연에 집중할 수 없잖아요” 필자는 그 관객의 흥분이 가라앉도록 사과를 하고 평소 공연장 현장에서 빠지는 딜레마에 대해 푸념을 털어놓았다.

당연히 늦게 오는 관객은 입장을 시키지 말아야하지만 아직까지 공연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이 많아 애로 사항이 많다는 점. 때로 늦은 관객의 입장을 통제하다 부딪히는 사건들. 내 돈 내고 내가 본다는데 왜 못 들어가게 하느냐며 언성을 높이는 관객들과의 실랑이.

비싼 돈 내고 예매를 했지만 차가 밀리는 바람에 공연시작 시간에 늦을 것 같아 그냥 되돌아갔다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등을 이야기하며 노력은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이야기하며 사과를 했고 환불을 해드렸다. 그 젊은 관객들은 어느 정도 화를 가라앉히며 그래도 이대로는 안 된다며 마지막 일침을 가하고는 이내 공연장 로비를 빠져나갔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그 젊은 관객들처럼 항의하는 사람들이 수적으로 부쩍 늘고 있음을 느낀다. 그 일이 있은 뒤 약 10여분이 지나고 객석으로 들어가는 문 앞에 몇 명의 관객이 서있었고 그 중에 한 중년 남자관객이 안내원과 하우스 매니저에게 거의 삿대질 비슷한 손동작을 하며 언성을 높이고 있는 모습을 봤다.

하우스매니저는 서울예술의전당에서 10여년 동안 근무를 하다가 전당이 개관하면서 대전으로 온 직원이었고, 하우스매니저를 하다가 관객들에게 뺨을 맞은 경험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관객을 상대해온 직원이었지만 그 관객들을 저지(?)하지 못했고 결국은 안내원의 안내에 따라 공연도중 객석 안으로 들어가게 할 수밖에 없었다. 불과 10여분 사이를 두고 전혀 다른 관객들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봤던 날이었다.

우리는 기차나 비행기 등 교통수단을 종종 이용한다. 분명 내가 돈을 지불하고 예매를 했는데 내 개인 사정이나 혹은 차가 밀려서 출발시간을 놓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때는 떠나간 차이기 때문에 어찌할 수 없지만 공연은 문 넘어 저편에서 진행되고 있기에 상황이 좀 다른가보다.

하지만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공연관람에 방해를 받거나 무대 위의 행위자들이 영향을 받아 공연에 차질이 생긴다고 생각하면 시간이 늦었다고 아예 되돌아가는 어느 관객의 매너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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