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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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하는 이유

<독자칼럼>

  • 승인 2006-08-26 00:00
  • 박경신 정신과 전문의박경신 정신과 전문의
‘바다이야기’는 레저인가 도박인가? 분명히 말하지만 엄연한 도박이다. 도박이란 ‘불확실한 결과에 대해 돈을 걸고 하는 모든 내기’를 말한다. 카지노나 경마장은 물론이고 재미삼아 고스톱을 쳐 본 사람이면 누구라도 경험했을 것이다. 몇 시간을 재미있게 놀고도 돈 몇 푼 잃은 것이 아깝다. 그래서 또 다음을 기약하게 된다. 이건 분명히 도박의 속성이다.

‘바다이야기’는 우선 접근이 너무 용이하다는 것이 문제다. 아무런 기술이나 수고도 필요가 없다. 카지노까지 가는 수고도 필요 없고 카드를 치는 기술도 필요가 없다. 그냥 동네 골목에 있는 오락실에 가서 돈만 넣으면 된다.

그러니 평소 도박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기웃거리게 된다. 인간에게는 가능하면 적은 노력으로 큰 대가를 얻고 싶은 심리가 있다. 아무도 이 본능을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도박으로 인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파산, 실직, 이혼은 물론이거니와 자살률도 20%나 된다. 도박은 확률게임이다. 대개 도박꾼들은 이 확률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제 잃었으니 오늘은 딸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고 나면 다른 계산법을 적용시킨다. 어제 땄으니 오늘도 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뿐 아니다. 이들의 머릿 속에는 과거 크게 딴 경험만 들어 있다. 이걸 마음에 새기고 다닌다. 결국 빈털터리가 되는 건 생각하지도 못한다. 그러니 늘 대박의 환상에서 헤어나질 못한다.

대박을 부추기는 사회 환경도 문제다. 일확천금의 꿈을 부추기는 교묘한 상술, 황금만능주의, 돈만 추구하는 사회, 이 모든 것이 문제이다. 개인적으로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그만큼 우리 사회가 암울하다는 뜻이다. 경제가 나쁠수록 도박을 많이 한다. 희망이 적을수록 대박을 꿈꾸기 때문일 게다.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가정이 재미있고 직장 일에 보람을 느낀다면 누가 자꾸 도박을 하겠는가? 이제는 이 에너지를 건강한 쪽으로 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정과 직장에서 땀 흘려 일하고 그곳에서 우리는 행복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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