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성 사회부장 |
그가 천하를 통일하기 위해 인재를 두루 모을 뿐 아니라 영웅호걸들을 아끼고 보듬는 모습은 남다르다. 싸움에서 패한 관우도 그의 군막에서 기거했으며 유비 또한 한동안 조조에게 의탁하는 신세였다.
힘과 용맹의 상징인 여포가 술독에 빠진 몰골로 포로 신세가 돼 조조 앞에 섰을 때 여포마저 자신의 수하에 두고자 했던 인물이 다름 아닌 조조였다. 조조의 인물 욕심은 ‘삼고초려’의 노고를 아끼지 않았던 유비 못지않은 호방함, 그리고 영웅호걸을 두루 감싸는 인간미와 화합정신까지 내포하고 있다.
인재를 아끼려는 영웅호걸들의 마음은 고전 속에서 뿐만 아니라 몽골을 대국으로 키운 칭기스칸에게서도 잘 드러나 있는데 그의 성공비결이 바로 이 같은 인재 중용임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수천 년 전, 수백 년 전의 이 같은 통치행태 만도 못한 정치행태가 바로 오늘날 대한민국 노무현 정권의 코드정치이다. 취임 이후 3년6개월 이상을 줄곧 되풀이 해오고 있는 노 정권의 코드정치는 취임 이후 화합과 단결로 끌고 가야 할 국정운영을 끊임없이 분열과 편 가르기로 이어오고 있다.
마치 전쟁터 벙커 속에서 공격과 방어 명령을 내리는 야전사령관처럼 피아(彼我)를 구분해 국정운영을 하는 대통령의 모습에서 국민들은 ‘또 어떤 명령이 떨어질까?’하고 늘 불안하기만하다.
‘386’, ‘노사모’ 및 ‘열린우리당’ 등등을 제외하면 한결같이 공격과 방어의 대상이요, 분열과 편 가르기의 대상일 뿐이다. (실제적으로 대통령은 각료회의에서 조차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대응하라’고 수시로 주문해왔으며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 문제 등에서도 국민들 사이에 분열과 혼란만을 초래해 왔다.)
‘배 째드리죠’라는 조폭 수준의 말이 청와대 일각에서 흘러나왔던 것도 바로 무소불위 ‘386’의 눈에는 문화관광부 차관조차도 청와대의 인사 청탁을 거부한, ‘공격과 방어의 대상’으로밖에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3년6개월 동안 이어져온 노무현 정권의 코드정치 탓에 모든 권력은 일부 ‘386’을 비롯해 한쪽으로만 치우쳤으며 그에 따른 부작용은 급기야 국민들 앞에 한편의 조폭 영화 같은 일그러진 모습들을 드러내고 말았다.
‘황태자 같은 총리는 해방 이후 전무후무한 3? 절 골프파문을 아무 거리낌 없이 야기하고, 골프를 함께 한 업체는 상품권 발행업체로 선정돼 수억 원의 폭리를 취하고, 여당 실세의 친동생이 성인오락실 업주로 등장하고, 상당수 조폭들이 오락실 언저리를 맴돌며 돈을 챙기고….’
조폭 영화에서 흔히 보아왔던 장면, 장면마다 절대 권력을 거머쥔 코드인사들이 얼굴을 내미는가 하면 업자와 조폭들이 적당히 버무려져 실익을 챙기는 그럴싸한 스토리.
대다수 선량한 국민들이야 ‘상품권’이라면 그저 백화점에서, 또는 서점이나 주유소에서 사용하는 것이 전부인줄 알았는데 빠찡꼬 환전 칩이 ‘상품권’이라는 그럴싸한 용어로 변질돼 유통돼오고 있음은 누가 알았겠는가.
서서히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바다이야기’의 수면 아래 감춰진 부분들은 또 어떤 모습일까? 대다수 국민들이 호기심에 앞서 걱정과 염려가 앞서는 것은 또 무슨 이유 때문일까?
노무현 정권의 코드정치행태는 조폭영화 수준의 ‘바다이야기’에 이르러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면 지나친 비약일는지.
수백 년, 수천 년 전 인재를 고루 등용하며 화합통치술을 일군 영웅호걸들이 새삼스럽게 떠올려지는 2006년 8월의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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