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과학공원 불꽃놀이 모습 |
두 손을 꼭잡은 연인들의 산책로에선 거리 바닥에 은하수가 흐르고 소소한 소리에도 반응하는 갈대등은 화들짝 놀라 불을 켜곤 합니다.
초승달 닮은 가로등 사이로 자동차 불빛들이 유성처럼 흘러갑니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즈음, 대전의 야한밤은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무사히 태풍은 비껴 갔나 봅니다.
한 밤 푹푹찌는 열대야는 한풀 꺾이고 요즘 들어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지만 여전히 더위로 뒤척이는 밤이 더 많습니다.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도 불면의 밤은 그대로 입니다.
여기저기서 오늘도 단잠을 자기에는 틀렸다는 푸념이 들려옵니다.
아직도 음력으로는 7월이기 때문입니다. 더 정확히 하자면 윤 7월입니다.
윤 7월과 관련된 옛 말이 생각납니다.
어른 들이 그랬죠. 윤달이 낀 7월은 양력으로 10월까지 덥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인가요.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바깥이 더 생각납니다. 일기예보에서는 이번 주를 지나면 또 한 차례 더위가 있을 거라고 합니다.
지난 한 여름만큼이나 덥지는 않겠죠. 아니 꼭 그렇지 않기를 기원해 봅니다.
더위가 온다고 해도 걱정은 마세요.
보문산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등지고 대전시의 야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더위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되고 말테니까요.
한 낮의 무더위도 거리에 땅거미가 깔리기 시작하면 더 이상 맥을 못춥니다. 이 때 도심 곳곳은 화려한 네온사인과 함께 새로운 옷을 갈아 입죠.
낮 동안 일없이 꾸벅꾸벅 졸던 엑스포 공원의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면 음악분수는 마치 색동저고리를 입은 무희가 된양 어지럽게 춤을 춥니다. 하늘로 솟구치는가 싶더니 이내 태양이 되고, 연꽃이 되고, 물결이 되고 마침내 안개로 산산이 흩어집니다. 분수는 하늘을 캔버스 삼아 불꽃놀이에도 흠뻑 빠져 듭니다. 이에 질세라 밤나들이를 나온 아이들은 뭐가 그렇게 좋은 지 이리저리 폴짝거리며 뛰놉니다.
유모차를 끌고 온 젊은 부부도 서로 머리를 기대고 한가로운 밤을 즐깁니다.
밤마다 초록 빛 조명을 드러내놓는 엑스포 다리의 야경이 더 없이 화려합니다.
야간시간대 펼쳐지는 음악분수와 함께 대전시민들에게 꽤나 유명한 야간명소가 된지 오랩니다.
야경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챙기는 웰빙족이라면 오늘 밤 보문산을 올라가 보기를 적극 추천합니다. 보문산 가는 길은 두 손을 꼭 잡은 연인들의 머리 위로 벌써 별들이 구름과 숨바꼭질을 하고 있습니다.
한 폭의 수채화가 따로 없다는 느낌입니다. 여러분들은 이 보다 더 좋은 야간 산책로를 보셨나요. 울창한 산림으로 둘러싸인 보문산 산책로는 찾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곳곳에 마련된 가로등 빛은 야간 산책의 즐거움을 배로 느끼게 해줍니다. 산책로를 따라 조깅도 할 수 있고…. 보문산 뒤편으로 이어진 뿌리공원은 어떨까요.
야식이 생각난다면 식장산을 가는게 좋겠다고 할 수 있겠네요. 휴게소에는 컵라면과 어묵 등 간단히 요기를 할 수 있는 간식들이 즐비합니다.
이왕 야경을 즐기러 나왔다면 대청댐 방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레스토랑, 전원카페 등이 야한 밤으로 여러분들을 초대하고 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대청댐 건너편 전망대에서 댐 아래로 비치는 조명과 밤하늘의 색감이 어우러져 뿜어져 나오는 댐의 수려한 광경은 시원함 그 자체입니다.
하늘에만 별이 있는 게 아닙니다. 거리 바닥에선 은하수가 흐르고 소리에 반응하는 갈대등은 자동차소리에도 화들짝 놀라 불을 켭니다. 초승달 닮은 가로등 사이로 자동차 불빛들이 유성처럼 흘러갑니다. 바닥분수에서 뛰놀던 아이들은 오색물감 물줄기에 마음까지 흠뻑 젖어 듭니다.
밤마다 도마동 천변 잔디구장에선 허공을 가르는 축구공과 공을 좇는 함성이 조명탑의 환한 불빛과 함께 어둠을 저만히 몰아 내고 있습니다.
엑스포광장, 식장산 야경, 보문산, 대청댐 등 대전의 밤은 더욱 아름답기만 합니다.
▲ 보문산에서 내려다본 대전야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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