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력 있는 경제정책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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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력 있는 경제정책을 기대하며

<경제칼럼>

  • 승인 2006-08-21 00:00
  • 유경달 한국수출보험공사 대전충남 지사장유경달 한국수출보험공사 대전충남 지사장
어느 저명한 철학자가 아들과 함께 송아지 한 마리를 외양간에 넣으려 하였다. 그러나 송아지는 들어가지 않으려 했고 결국 두사람은 땀만 흘리고 성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늙은 가정부가 말했다. “저는 송아지를 힘 하나 안들이고 외양간에 넣을 수 있습니다.”

가정부는 철학자에게 물었다. “선생님께서 갖고 계신 많은 책에는 대체 무엇이 쓰여 있나요? 예를 들어 밭일을 할 시간이 부족할 경우, 해를 붙들어 매라고 쓰여 있나요, 아니면 등블을 밝히라고 쓰여 있나요?”

“책에는 특별히 언급은 없소. 굳이 비슷한 경우라면 ‘자연을 거스르지 말라’고 적혀 있소.” “그렇다면 그건 등불을 밝히라는 것이군요. 근데 선생님은 왜 송아지 문제에 대해 그런 지혜를 사용하지 않습니까?”

가정부는 송아지 앞으로 가더니 손가락 하나를 송아지 입에 물려주었다. 송아지는 젖을 빨 듯이 손가락을 빨기 시작하였고, 가정부는 천천히 뒷걸음을 침으로써 힘들이지 않고 송아지를 외양간으로 끌어드렸다.

최근 우리경제는 많은 경제적 난제를 안고 있다. 한미FTA,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와 대기업 경영권방어 대책, 수도권 규제완화, 고용안정화, 부동산 세제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정책, 콜금리 인상에 따른 금리논쟁, 자산인플레와 경기둔화 가능성 문제, 환율의 추가 상승에 대한 논쟁, 노사갈등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이러한 숙제를 풀기 위한 정책수립과정에서 각 경제주체들간의 이해관계로 치열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각 경제주체들이 각자의 이익을 위하여 다양한 지식과 논리에 근거하여 합리적 주장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경제발전을 위해서도 긍정적이다.

문제는 현대사회와 같이 카오스적인 복잡한 유기체적 상황에서 이러한 난제를 풀 수 있는 적정한 지점에 방점을 찍을 수 있는 정책을 입안해야 하는데 있다.

바로 이 상황에서 정책당국자들의 고민은 날로 깊어만 가고 있으며 정책딜레마에서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에 중요하고 시급하게 결정되어야 할 경제정책들이 늦어지고 있거나 유보되어 지는 현상은 이러한 단면을 엿 볼 수 있게 한다.

과거와 같이 ‘행정편의적’, ‘밀어붙이기식’, ‘일회성, 단견적’, ‘전시행정식’, ‘미봉적’ , ‘정치논리에 의한’, ‘반시장친화적인’, ‘대의명분이 우선시되는’ 정책은 다양한 경제주체들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엄청난 경제적 혼란과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는 등 그 파장은 심각하다.

정책입안자들의 탁월한 능력이 더욱 요구되는 이유다. 또한 맥을 잘 못 파악한 단순한 지식과 단편적인 논리로 무장한 정책은 정책의 효율성에 한계가 있으며 때로는 갈등을 증폭시키며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을 양산시키기는 예를 적지 않게 우리는 보아왔다.

이제는 지식에 의한 정책보다는 좀더 각 사안별로 지혜에 기반을 둔 깊은 통찰력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소설 ‘丹’으로 유명한 김정빈님은 “지식이 잘 정리되어 천천히 발효된 것을 지혜”라고 말한다. 오래전부터 ‘직관에 의한 경영기법’이 소개되고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이를 통해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정책을 결정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회장은 직관경영의 신봉자로 알려져 있다.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의 문제와 해법을 다음과 같이 비유했다. “어머니는 모기 들어오니 창문 닫아라하고, 아버지는 더우니 창문 열어라 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논의하다 보면 모기장이나 망창같은 창조적인 정책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우리 지역 민선4기 단체장들 역시 ‘경제살리기, 경제활성화’를 최우선정책으로 하고 이를 위한 정책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각 이해집단 모두가 이해하고 만족할 수 있는 경제친화적이며 지혜롭고 순리적이며 창의적인 경제정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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