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권 대전 중구청장 |
지난 7월 26일 오전 6시 반, 중구 직장협의회 직원들이 강원도 영월로 수해복구를 위해 출발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평소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기도 바쁜데 수재민들을 돕기 위해 먼 길을 떠나는 직원들을 보니 마음이 짠해 왔다. 하루 종일 고생할 직원들을 생각하면 차라리 같이 가서 땀이라도 흠뻑 흘리고 오는 것이 마음이라도 더 편할 것 같았다.
구청장이라는 새로운 일을 시작한 지도 벌써 50여일. 새내기 구청장으로서 나름대로 적응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어찌 보면 오히려 선거운동 기간 보다 더 빡빡한 일정과 더 많은 분들을 만나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이곳저곳 각급 기관과 도움주신 분들을 찾아 인사를 드렸고, 언론 인터뷰, 각종단체 회의 참석, 부서별 업무보고, 동사무소 초도방문과 민원인 면담 등 꽉 짜여진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다 보니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도무지 짬이 없는 강행군이었다.
구청장은 과거나 지금이나 오로지 구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지만 방법에 있어서는 많은 차이가 있다. 구민들의 잠자리부터 먹고 입는 것과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 살펴야 하는 측면에서 보면 가정에서 어머니가 하는 역할과 같아 한밤중에 비가 조금만 많이 쏟아져도 잠을 이룰 수가 없다.
흔히들 공무원을 바라보는 인식이 하는 일 없이 먹고 놀고 구민 위에 군림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공무원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생활해보니 대다수의 공무원이 구민의 손과 발이 되어 밤낮으로 묵묵히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사회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다양해지고, 또한 자치단체의 시책에 있어서도 이를 바라보는 시각과 이해관계에 따라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상충된 이해관계를 통합하고 보다 많은 분들이 시책에 의한 혜택을 입을 수 있는 방향으로 구정을 펼쳐가는 것이 구청장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에게 주어진 앞으로 4년여의 기간동안 중구 발전과 구민을 위한 행정에 매진하여 열심히 일한 구청장, 정도를 걸은 구청장으로 모든 구민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구청장이 되고 싶다.
우리 중구는 1970년대를 전후하여 대전의 상권과 문화의 중심지였으나 둔산 신도시의 개발과 함께 많은 행정기관과 단체가 이전하고 인구가 빠져나감으로써 도심 공동화현상을 겪게 되었다. 이러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어 다시 서는 중구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재임기간 동안 최대의 목적사업이 될 것이다.
우선 지하철시대를 맞아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음식특화거리에는 저렴하고 맛깔 나는 음식들로 손님을 맞고, 재래시장은 옛날 시골 장터 같은 정감이 있는 시장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즐겨 찾게 하고, 청소년들이 많이 모이는 은행동과 대흥동 거리에 갖가지 공연마당을 열어 사람들이 모여드는 중구를 만들고 싶다.
구청장이 되기 전부터 품고 있던 보문산에 대한 애정을 현실로 만들어 낼 것이다. 대전동물원과 뿌리공원, 앞으로 조성될 플라워랜드 등과 연계해서 현재 방치되어 있는 대사동 지역의 케이블카, 그린랜드, 푸푸랜드 등의 시설물을 재개발하여 종합관광단지를 만든다면 지역경제를 일으켜 세우는 원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대전의 상징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솔개는 우리 인간의 수명과 비슷하게 70여년을 산다고 한다. 그러나 태어나서 40년 정도가 되면 스스로 부리부터 뽑아내고 새로 자란 부리로 발톱과 날개를 뽑아내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을 하여 30여년을 더 산다고 한다. 우리 중구도 구민과 공무원이 하나가 되어 솔개와 같이 새롭게 태어나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고 희망의 미래를 약속할 수 있을 것이다.
구민들께서 선택하고 맡겨주신 4년여의 기간 동안 “거짓말하지 않고 정도를 가겠습니다”, “작은 이익에 탐하지 않고 돈 먹지 않겠습니다”, “신의를 생명처럼 여기겠습니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성심을 다해 구민의 공복으로서 신선하고 진실한 행정을 펼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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