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우 대전지방보훈청관리과장 |
그런데 버스가 시내를 벗어나 복수면에 접어들었을 무렵 갑자기 중간쯤에서 국경일 노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하도 신기하여 뒤돌아보니 칠팔 명 되는 아이들이 합창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두세 군데에서는 몇몇 아이들이 경쟁하듯 다른 노래를 목청을 높여 부르고 있었다. 노랫소리가 서로 뒤엉켜 들리고 있었지만 국경일 노래 부르는 아이들은 질세라 더 소리 높여 불렀다.
어른들도 뜻을 알기 어려운 제헌절 노래부터 현충일 노래와 광복절 그리고 삼일절 노래까지 부르더니 급기야는 애국가를 사절까지 제대로 부르는 것이었다.
가사의 뜻을 다 알고 부르는 건지 의문이 들었지만 아이들이 대견스러우면서도 대체 어느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기에 저렇게 부를 수 있을까,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서 다 저렇게 배우는지 몹시 궁금했다. 높은 산골짜기에서 흘러 내려오는 맑은 물처럼 티 없이 맑은 우리 아이들이 참으로 자랑스러웠다.
교육이 백년대계라면 보훈은 천년대계라 할 수 있다.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는 홍익인간을 이념으로 평화를 사랑하며 이웃나라의 무력침략에도 나라의 정체성을 이어왔다. 한 때는 우리의 선조들이 백두산 너머 광야를 다스리며 호통 친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의 일부마저 빼앗길지 모르는 위기를 당하고 있다.
제61주년 광복절을 보내면서 우리의 후손들이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더 큰 부담을 떠안지 않도록 관심을 가지고 소중한 역사의 교훈을 가르쳐야 한다. 자랑스러운 제2의 광복의 주역들이 지금 우리 곁에서 씩씩하고 지혜롭게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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