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규 순천향대 대외홍보팀장 |
일본의 대표적인 철도인 조에츠신칸센(上越新幹線)에 최초로 대학명칭을 사용한 혼조와세다(本庄早稻田)역 명칭 사례는 유명하다. 당시 사립대학의 명칭을 역명(驛名)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일부 비판도 있었으나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명칭을 공모, 당당히 1위를 차지하여 지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2004년 3월 13일 열차 개통식에서 와세다 대학의 총장이 귀빈들과 함께 동승하여 개통 테이프를 끊음으로써 지역에 있는 와세다 대학의 잠재 인프라와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여 교육도시와 대학도시로서 새로운 발전을 기대하는 지역민의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최근 아산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수도권 역 명칭 제정안에 대한 지역민의 여론 수렴과정도 선진국의 우수한 사례를 표본으로 삼아야한다. 국내에서도 여러 대학이 역사명칭으로 사용되고 있고 수원의 율전역은 성균관대역으로 변경된 사례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대학과 지역사회 혹은 도시가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가 그리고 여기에서 발생가능한 창조성(創造性)을 얼마만큼 수용하려는가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지역의 발전방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천안까지 운행되고 있는 수도권전철이 온양온천역에서 아산의 신창면 행목리 일원으로까지 연장되면서 종착역 역명 제정(안)에 대한 지역주민의 여론수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전철역사 명칭을 새로이 제정한다고 하자 마치 지역의 고유 명칭을 도외시한 역명으로 안(案)이 정해질 경우 지역 명칭이 영원히 없어진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순천향대는 대학명칭을 사용, 역 명칭으로 제정하여 지역발전을 함께 이루자는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 지역구 국회의원도 대학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고 지지하고 있다.
순천향대는 전문기관의 타당성 분석 자료를 제시하면서 향후 신설되는 수도권전철역 이용객 중 순천향대 구성원(재학생 등)이 8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산시가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아산 서남부지역을 중점 개발할 계획이 있다면 인지도가 앞서고 이용객이 가장 많은 순천향대학을 전철 역명으로 하여 ‘순천향대역(驛)’으로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
만약 의견수렴 절차와 방법에 문제가 있으면 다양한 접근 방법과 연구가 필요하다. 온.오프라인을 통한 설문조사와 지역에 거주하는 학계, 교육계, 재계 인사들의 의견과 출향인사들의 견해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어느 명칭으로 했을 때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한다. 그리고 주민들도 지역발전을 위해 대학과 뜻을 함께 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바로 상생(相生)의 발전을 이루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이 지역발전에 대해 선도적인 의지와 책임감을 갖고 참여하려 한다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일어난 현안문제에 대해 대학이 제시한 의견이 타당성을 갖추었다면 주민과 지자체는 이를 적극 수렴해야 한다.
우리지역의 동반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대학 주변지역에 대한 개발을 대학이 앞장서서 전개함으로써 지역 균형발전의 모범사례로 만들어야 한다. 이제는 지역발전에 대해서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장기적인 안목에서 생각하는 앞선 발상의 전환과 함께 지역의 현안문제에 보다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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