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원 作 맨드라미 |
생각.생활 반영한 풍경화 20여점 전시
마음으로 그림을 읽어본 적이 있는가?
풍경화를 통해 ‘그리기’라는 회화의 근본적인 문제의 일면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심도 있는 전시가 열린다.
은행동 갤러리 이안에서 열리는 이번 ‘심경-마음으로 읽는 그림’전은 김지원, 유근택, 임동식, 최진욱 등 4인의 작가가 참여해 17일부터 오는 10월 7일까지 2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특히 그림을 통해 살필 수 있는 작가의 심리적, 관념적, 미학적, 나아가 사회`문화적 시각과 관심, 그리고 그것들이 놓인 화면 속의 맥락이나 표현된 방식에 관한 측면에서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는 전시회다.
풍경화는 동서를 막론하고 그려진 곳의 자연과 환경을 담아내면서도 더불어 거기에 살던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을 반영해 왔다. 작가를 둘러싼 자연과 환경이 풍경화를 효과적으로 그리는 형식과 기법이 만들어지는 근간이 됐다고는 해도, 그것은 결국 대상을 바라보고 이해, 그것을 표현하는 사람의 정신이 매개되고 용융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결국 그려지는 시대에 ‘그림’이란 무엇이며 무엇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근본적인 모색의 시간이 될 전망이다. 이번 전시는 오늘날 우리의 풍경화가 존재하고 있는 여러 방식 가운데 네 명 작가의 풍경화가 지니는 의미의 공통된 가치, 혹은 서로 다른 표현 방식과 구조, 이러한 것들을 둘러싼 문제들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전시된 작품들은 즉물적이거나 감성적인 측면의 강조가 우세한 풍경화와는 달리, 우리가 타인 `사회` 환경` 자연과 같은 자기존재 바깥의 세계와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 각기 매우 예민한 설정과 해석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외부세계를 화폭으로 옮겨 재현하는 일을 계속해 온 화가의 눈으로 이해하고 파악한, 틀에 박힌 생활에 무뎌진 우리의 의식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자아와 세계에 대한 이해일 것이다.
또한 한편으로 이 그림들은 ‘그림’이라는 것이 단지 시각에 투영된 사물의 재현이나 그 방식만은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본다. 그림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라고 할 것이다.
미술은 대상을 아름답고 그럴듯하게 재현해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 작가는 물론 당대의 정신과 상황의 산물이라는 당연하지만 잊고 대하기 쉬운 그림의 의미를 네 작가의 풍경그림과 함께 반추해보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
▲ 임동식 作 요약된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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