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세정 뉴라이트 집행위원장 |
그 당시 반민특위는 제대로 활동도 못하고 일제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채 국민들의 역사인식에 있어서 잘못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민족사적 정의가 왜곡되는 현상이 벌어져 왔다.
이후 적반하장 격으로 친일파 후손들의 ‘땅 찾기 소송’이 줄을 잇는 등 국민들의 역사인식에 혼란을 주어오다 친일파들의 재산을 환수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진전되지 못했던 친일 재산 환수 문제가 2005년 말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친일파재산환수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비로소 오욕의 역사를 청산할 수 있는 부분적인 계기라도 마련됐다.
그에 따라 일제에 협력한 친일파 후손들의 재산을 국고로 환수하기 위한 친일 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가 18일 서울 충무로에 마련된 조사위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한다.
조사위는 친일반민족 행위자임이 명백하고 친일 활동의 대가로 토지 등을 획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400여 명의 후손들이 보유한 재산을 국고 환수 대상으로 정하고 조사하여 친일의 대가로 취득한 재산을 친일파의 후손이 여전히 보유 중인지를 파악하여 친일파 후손의 재산임이 확인되면 해당 재산을 국고로 환수하게 된다.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이제라도 조사위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친일의 잔재 중 일부분이라도 청산되는 길이 열린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아직도 청산되지 못한 역사의 많은 부분에 대하여도 국민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친일 등 과거사의 잘못된 부분의 청산을 일부의 사람들은 아직도 이념의 논쟁거리로 삼으며 잘못된 역사를 바로 세우려는 노력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
반공투사인 김창룡의 친일 전력은 문제삼지 않으며 현재도 대전에 있는 국립묘지에 그가 핍박하던 애국지사들의 옆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일부보수집단이 옹호하는 등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친일의 청산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냐 공산주의냐의 이념의 문제보다는 역사와 민족의 진실을 바로 세워 우리의 후손들에게 반듯한 나라를 물려주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잘못된 역사를 우리는 언제까지 그냥 두고 볼 것인가? 일제치하를 벗어난 지 61년이 되고 있는 지금에도 우리의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비롯한 후손들에게 우리의 역사를 설명하고 이해시키기가 어렵고 두렵고 무섭다.
지금 친일의 잔재를 청산하고자 하는 것은 과거의 역사를 밝혀 처벌을 하려 함이 아니다. 일단 역사에서 무엇이 잘못된 부분인지를 밝혀 국민들이 알고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용서를 하고 안하고는 밝혀진 그 다음의 일이고 밝히기조차 꺼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가장 좋은 친일의 청산은 자신들의 조상들이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밝혀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속죄하는 자세를 보여 주어야 한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하는 이 시점에 이완용, 민영휘, 송병준, 김갑순 등의 후손들은 조상들이 친일의 대가로 취득한 재산을 되찾으려고 소송을 하기보다는 국가에서 환수를 하기 전에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고 국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스스로 국가에 헌납해야 마땅하다. 그러면 자신들의 후손들이라도 이 나라에서 떳떳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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