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정부는 노인요양과 관련하여 금면 2월 16일 복지부가 노인수발보험법안을 제출하였다.이에 대한의사협회는 노인들의 인권과 건강을 침해하는 현대판 고려장의 악법(惡法)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현재 핵가족에 따른 노인들의 소외감, 전통유교양식의 변화에 따른 경로사상의 감소등이 노인들의 삶에 힘든 부분이 되었고, 남은 가족의 문제 또한 한가정의 문제에서 사회적`국가적 문제로서 해결해야 될 숙제가 되었다. 즉 가족끼리의 삶의 질, 경제적 부담에서의 가족의 정신적 갈등 등 여유가 있는 계층이나 없는 계층 모두가 안고 짊어져야 할 문제가 되었다.
이에 본인도 현실적인 문제에서 덤덤하게 받아들였던 노인병원의 전환을 극적으로 검토하게 되었고 이제 노인병원으로서의 운영을 시작한지 만 1 년이 되었다. 응급수술, 교통사고 등 급성기 환자만을 20여년간 보아오다가 별안간 만성환자를 보는 노인병원으로 전환하다보니 본인에서부터 직원에 이르기까지 마음과 행동에 적응하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다.
병실의 개조, 노인침대의 구입, 폐쇄병동의 신설, 인적구성의 개편 및 보강 등 새롭게 투자되는 부분에 마음을 졸였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의사로서의 치료적 책임은 물론이지만 그들의 삶의 여정을 반추해 보는 시간들이 많아졌고 그들의 표정에서 과거를 탐색해 보려는 습관이 생기고 가족들의 역학적관계를 추측해 보는 습성이 생겼다. 언젠가는 나목의 상태로 동절기를 보내야 될 나무들처럼 숙명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일까?
나는 오늘도 생활과 삶의 의미를 비추어보며 상념에 빠지곤 한다. 다양하고 처절한 병명들 속에서 거의 거동조차 할 수 없는 그들의 소리없는 아우성 속에서, 반의식상태에서 본능적인 요구만이 남아 있는 그들 속에서,나는 하늘의 빛을 쪼이고자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하루종일 간호사`간병인들을 목적 없이 불러대는 사람, 특별한 증상이 없는데도 약과 주사를 요구하는 사람, 계속 배가 고프고 발등이 썩어가는 당뇨환자, 금방 왔다간 친척들을 안 온다고 불러대는 사람, 대소변을 아무렇게나 처리하는 정말 손 많이 가는 사람, 낮에 자고 밤에 자지 않으며 복도를 배회하는 사람, 콧줄 없이는 연명을 할 수 없는 사람, 보행은 커녕 계속 누워 있어야 되는 사람, 기도를 뚫어 계속 가래를 빼주어야 숨을 쉴 수 있는 사람,사람들 노인,노인들. 이들에게 삶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지내온 삶의 종착역에서 하루하루를 지내는 노인병동의 그들은 무언의 가르침과 겸손함과 현재의 살아가고 있는 의미를 항상 가을의 단풍 색깔만큼 다양한 몸짓으로 나를 깨우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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