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野生)이 그리운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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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野生)이 그리운 시대

<문화 초대석>

  • 승인 2006-08-14 00:46
  • 연용흠 소설가연용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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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용흠 소설가
▲ 연용흠 소설가
스 윗지 감독의 가족영화 ‘로봇’은 공상과학영화이다. 3D 애니메이션을 이용해서 만들어서인지 움직임이 부드럽고 매끄럽다. 로봇이 등장하는 영화 중 단연 압권은 ‘터미네이터 시리즈’일 것이다. 이제 로봇이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려 하고 있다. 그것은 더 이상 상상의 존재가 아니다.

상상 속의 로봇은 이제 현실이다. 컴퓨터와 신소재로 만든 기계장치를 연결해 목적에 따라 유효적절하게 움직이는 것이 가능해져서 더욱 그렇다. 물론 아직은 태권브이 수준의 로봇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이 진화해 철판에 나사못을 박거나 정밀한 납땜작업을 해내던 것과는 전혀 다른일을 해낸다.

전쟁터에서 고난도의 첩보임무를 해내거나 우주 공간에서 복잡한 비행선을 수리할 수도 있다. 세련된 감정표현이나 생각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려고 연구 중이다. 아마도 머지않아 아예 인간형 로봇이 등장해 가사일과 노인 간병 등의 가정용은 물론이고 각종 재해현장 같이 위험한 환경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목적을 가진 로봇이 범용으로 사용되게 될 것이다.

현재 일본의 혼다에서 개발한 ‘P3’와 ‘아시모’(ASIMO)는 어린아이 정도의 키에 두 다리로 걷는 인간형 로봇이다. 걷는 동작도 사람처럼 자연스럽고 악수할 정도로 손을 움직인다.

또 미국 MIT에서 개발한 ‘키스멧’(Kismet)은 주위 환경 변화에 따라 스스로 감정을 생성해 얼굴 표정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카이스트에서 개발한 ‘휴보’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지능로봇연구센터에서 개발한 네크워크 기반 휴머 노이드 ‘NBH-1’(인간형 로봇)도 있다. 특히 지능을 가진 NBH-1은 키 150㎝, 몸무게 67㎏, 전후좌우 대각선 방향으로 보행이 가능하고, 시속 0.9㎞로 움직일 수 있다.

이러한 개발 속도라면 10년 이내에는 틀림없이 영화 장면에서나 볼 수 있는, 미모의 모습을 한 로봇이 비싼 주문에 의해 가정집에 배달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로봇과 단 둘이 사는 솔로 아닌 솔로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다.

만약 결혼적령기의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유가가 70달러를 넘는 이 시대가 지나고 100달러 혹은 그 이상이 되면 또 어떤 세상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추측하건대, 물과 에너지가 부족해 먹고 마시고 숨쉬는 일이 어려워지게 되면 결혼을 하거나 자녀를 두는 일을 대다수가 포기하게 될는지 모른다. 그런 상황이 되면 정부는 막대한 세금으로 로봇 공장을 세우고 생명공학의 힘을 빌려 인력을 충당하게 되지 않을까? 부모로부터 몸을 받는 일조차 희귀하게 될 것이 뻔하다.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생각하면 혼란스럽다. 아무리 생각해도 물질문명이 가져다주는 편리를 통해 우리가 잘 살게 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 같다. 머리 속에서 로봇 같은 괴물을 지우고 깨진 콘크리트 틈 사이를 비집고 솟아 오른 민들레 꽃을 상상한다. 어떻게든 생명은 그렇게 물질의 장벽을 넘어서야한다. 생 것이, 야생이 그리운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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