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택 정치행정부 기자 |
1개당 보통 500원하는 이 제품들은 질과 성능면에서 일회용품으로 취급되기에는 너무나 아깝지만, 족히 5분이면 그 수명을 다하고 목욕탕 내 곳곳에 비치된 쓰레기통에 처박히고(?) 만다.
실제로 평일 낮시간대 대형 찜질방인 A업소를 조사한 결과, 7~8개의 쓰레기통에는 쓰다만 칫솔과 면도기 등 목욕용품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A업소 관계자는 연간 일일 평균 이용객이 최대 6000명, 목욕업계의 불경기인 요즘에도 하루 평균 1000명 정도가 업소를 찾고 있으며 판매량은 공개할 수 없지만 상당수의 고객이 1개 이상의 목욕용품을 구입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또 소위 동네 목욕탕이라 불리는 B업소의 경우 여름철 들어 하루에 30여 명이 찾는데, 목욕용품 구입은 A업소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물론 소비자들의 필요에 의해서 구입되는 제품들이고, 이들 용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서 굳이 왈가왈부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전시내 목욕업소에서 하루동안 버려지는 목욕용품의 양과 이를 환산한 금액이 밝혀진다면 생각은 달라질 것이다. 시 위생과에 따르면 찜질방, 사우나, 목욕탕 등 대전지역 목욕업체 수는 모두 235개(6월 30일 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이를 바탕으로 대전시 목욕업소 1일 목욕용품 사용액을 추정해보자.
예컨대 235개 업소에 방문해 1개(500원)의 목욕용품을 구입하는 이용객이 일일 평균 100명이라고 가정하면, 하루에 1175만원, 한달(26일 기준)에 3억550만원, 일년이면 36억6600만원이 소요되니, 실로 엄청난 액수다.
A업소를 찾은 한 방문객은 “위생문제가 걸리지만 구입하더라도 그냥 버리기 아까워 집에 가져와 다시 쓴다”고 말했다.
고유가 시대 주차요일제, 점심시간 전등끄기 등 다양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목욕용품 아껴쓰기 또한 시민들 속에서 더불어 실천되는 항목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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