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운석 정치행정 부장 |
정부는 경부선이 포화상태에 이름에 따라 교통 및 물류난 해소를 위해 1980년 말부터 서울~부산을 잇는 총연장 412㎞의 경부고속철도 사업에 착수했다. 1992년 6월 착공에 들어간 경부고속철도는 총사업비 12조 7377억을 들여 11년 10개월간의 대역사 끝에 2004년 4월 1일 1단계 사업을 개통한 것이다.
서울~대구 구간은 신설하고 대구~부산과 대전 시내 통과구간은 경부선을 전철화했으며, 2단계 사업은 대구~경주~부산 구간과 대전`대구 시내구간 통과구간을 신설하는 사업으로 2010년 완공할 계획이다.
기획예산처와 건설교통부는 최근 경부고속철도 2단계사업 추진을 위해 경부고속철도변 정비사업에 대한 기본계획변경(안)을 SOC건설추진위원회에 제출했고 지난달 21일에는 대전시와 대구시를 포함해 9개 관련시도지사와 13개 관련 중앙부처에 서면으로 심의 해 줄 것을 SOC위원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정부의 경부고속철도 2단계 기본계획 변경안은 경부고속철도 대전`대구 도심구간 지하노선 신설계획은 지상노선 신설계획으로 변경하고 대전 도심구간 총사업비를 98년 산출한 지하건설비 보다 1293억원을 삭감한 지상건설비 변경안이 담겨 있다. 이는 대전시가 지난 2004년 5월 지상화를 전제 조건으로 정부에 건의한 방음벽 및 측면도로, 입체화 횡단시설, 완충녹지 설치 등 4개 항 중 완충녹지와 일부 측면도로 시설을 위한 사업비가 삭감된 셈이다.
대전시와 동구청은 정부와 합의한 4개 항 중 완충녹지와 일부 측면도로 설치를 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일방적 합의사항 파기 처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까지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기획예산처는 기존 도심 내 철도변에 완충녹지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데다 다른 자치단체와의 형평성 등을 들어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완충녹지 설치를 위한 예산으로 단 한 푼도 지원할 수 없다며 좀체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시민들은 중앙정부가 힘의 논리를 앞세워 대전시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맹비난하고 있다. 충남도 역시 지역현안사업 추진을 놓고 중앙정부와 맞서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완구 충남지사와 나소열 서천군수는 지난달 하순 충남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항국가산업단지의 초기착공을 촉구했다.
군장산업단지는 수도권 과밀방지와 지방분산화 정책 일환으로, 정부가 지난 1989년 군산과 장항 일대 374만평을 국가공업단지로 지정하고 이듬해 토지공사를 사업시행자로 선정 개발에 착수키로 했다. 정부는 이곳에 1조 600억원을 투입해 기계 및 석유화학, 목재가구, 기타 제조업 등의 국가기간산업단지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96년~2005년 5월까지 개발계획만 4차례 변경하고, 사업기간을 연장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1단계 사업인 호안도로 축조공사 조차 하지 못하는 등 장항산업단지 조성사업은 15년째 표류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서천군민에겐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감만 팽배해졌다.
옛 속담에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고 했다. 맑은 바람과 큰 달처럼 부드럽고 고매한 충청도 양반기질 때문에 그동안 울지 않았던 탓일까. 울지 않는다 하여 정부가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쉽게 버린다면 국민들은 과연 누굴 믿고 살아가란 말인가. 정부가 투쟁도 하지 않고 백(?)도 없는 국민을 ‘힘없는 백성’으로 생각한다면 언젠가 부메랑이 되어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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