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교육위원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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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교육위원에 거는 기대

<금요논단>

  • 승인 2006-08-11 00:00
  • 이은성 전 서천교육장이은성 전 서천교육장
교육
▲ 이은성 전 서천교육장
▲ 이은성 전 서천교육장
감, 교육위원 선거가 있었다.

대전과 경북에서는 교육감을 뽑았고, 울산과 제주를 제외한 14개 시도에서는 132명의 교육위원을 뽑았다. 선거부정으로 대전 교육감이 물러난 후에 치르는 선거라 지난번 선거보다 나아지기를 기대했다.

교육계의 선거는 정치인을 뽑는 선거와는 달라야 한다. 학생의 눈빛을 두려워하는 선거이어야 하고 선거과정 자체가 교육적이어야 했다.

교육감 교육위원의 법적 자격 요건에 나와 있는 ‘학식과 덕망을 가진 자’라는 규정에 부끄럽지 않은 선거이어야 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당선되기보다는 떳떳하게 낙선하는 명예로운 선거이어야 했다. 혼탁하고 실망을 주는 선거였으나, 모범적인 선거운동을 한 몇 후보들에게서 희망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다음 선거는 모범적인 선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당선된 교육감 교육위원들은 명예롭게 당선된 분들이라고 믿는다. 당선자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교육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 당선자들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문제는 선거과정에 생기게 되는 잘못된 기대다.

A학교는 특별한 지원을 기대하고, B는 자신에게 특별한 배려를 생각하고, C단체는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지원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점이다. 또 약속한 일이 원칙에 어긋날 수도 있고 우선순위가 맞지 않을 수도 있고 불가능한 약속일수도 있다. 어찌할 것인가? 발목을 잡힐 것인가? 털어버릴 것인가?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모든 것이 어긋나게 되어 있다. 선거를 통해 당선된 많은 공직자들이 잘못된 기대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여 고통을 받고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모 공직자의 취임사 중 일부다. “편파적인 신뢰와 일방적인 신뢰를 망설임 없이 털어 버리고 기꺼이 배반하면서 오직 국민이 갈구하는 정의의 발견과….” 그렇다. 잘못된 기대를 망설임 없이 털어 버리고 기꺼이 배반하면서 오직 학생만을 위한 교육에 전념해야 한다.

몽고의 인구가 약 280만 명이다. 충남 대전 인구를 합하면 300만 명이 넘는다.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교육청도 교육부의 지시와 관행에만 따르는 교육행정을 탈피해야 한다. 한나라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여야 한다. 교육도 교육행정도 교육재정도 근본적으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교육감은 근본적인 문제, 원칙에 관한 문제를 고민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 각급 기관과 학교에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주어 교육계의 모든 구성원들이 ‘흥’이 나게 만들어야 한다.

뿌리깊은 암기교육을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으로 과감하게 바꾸고. 수업시간만 열심인 교육을 근무시간 내내 열심인 교육으로 바꾸어야 한다. 모든 연구학교의 연구결과가 성공한 것으로 나오는 것도 재검토되어야 한다.

인사와 재정 부서를 권력 있는 부서가 아니라 교육 목적 달성을 지원하는 부서로 만들어야 한다. 원칙과 기준을 분명히 하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하여 부정과 청탁을 근절하여야 한다.

교육예산이 부족하다고 주장하면서도 학교 도서실을 전산화하고, 신간서적을 구입하고 음악실에 방음 장치를 하는 대신 몇 백억 원씩을 들여 평생교육원을 만들고 임해수련원을 만들고 학생회관을 만드는 것이 우선순위에 맞는지도 진지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폐교 위기에 놓였던 전라도 산골의 중학교를 소신을 가진 한 교장의 노력으로 수도권과 영남에서까지 학생들이 모여드는 학교로 만들었다는 신문기사를 보았다. 학교를 근본적으로 바꾸었다는 말이다. 소신과 신념을 가진 유능한 교육감이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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