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상 모든 지친 아버지들을 위한 ‘응원가’
50대 아버지들
그렇다면 30∼40대 젊은 아빠들은?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부른다. “해 저문 어느 오후 집으로 향한 걸음 뒤에 서툴게 살아왔던 후회로 가득한 지난 날, 그리 좋지도 않지만 그리 나쁜 것만도 아니었어….”
‘아빠의 청춘’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들려주는 것으로, ‘플라이 대디’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명확히 설명한다. 이 세상 모든 아버지들을 위한 응원가다.
평범한 소시민 장가필(이문식)의 인생은 딸의 사고로 송두리째 바뀐다. 잘 나가는 복싱선수이자 권력가의 아들이 귀한 딸을 때린 것이다. 가필은 힘과 권력에 밀려 사과조차 받지 못하는 자신이 원망스럽다. 우연히 쌈짱 승석(이준기)을 만난 가필은 싸우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청한다. 딸의 복수를 위해 강한 남자가 돼야 한다.
영화 ‘고’의 원작자로 알려진 재일교포 3세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플라이 대디’는 재밌고도 슬프고, 허무맹랑하면서 현실적이다. 다큐멘터리 전문가로 활동해 온 최종태 감독은 소중한 것을 되찾기 위해 소시민이 영웅이 되어 가는 과정을 ‘상쾌하게’ 그려냈다.
관심의 초점은 물론 ‘왕의 남자’ 이준기.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그의 이미지에 걸맞은 폼 나는 장면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예쁜 미소’에 ‘터프’한 남성미까지 곁들여졌으니 팬들에겐 더없는 선물이 될 듯하다.
그러나 주인공은 역시 이문식이다. 소심한 가장 장가필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이문식은 배나온 중년 남성이 되기 위해 15㎏이나 살을 불리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몸을 내던지는 육체 연기와 살가운 웃음을 주는 코믹 연기를 섬세하게 배합해내는 솜씨가 일품이다. 만화적 상상력이 갖는 현실적 한계-공허함을, 진정한 이야기처럼 받아들이게 해 메우는 것도 연기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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