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텐더= 16세기경 영국에서는 양조(釀造)업자로부터 갈라져서 주류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상점이 생겼는데, 이 상점에서 술이나 음식을 제공하는 카운터를 바(bar)라 일컬었으며, 바 안에서 일하는 사람은 바텐더라고 했다. 그 후 미국에서 칵테일이 보급됨에 따라 칵테일 제조기술자를 바텐더라고 불렀다. 유럽에서는 바텐더와 바맨(barman:술집 주인이나 종업원)을 구별해야 하는 것도 이 참에 알아두어야겠다. |
손끝에서 끊임없이 도는 술병에 손님들 혼빼놔
“섹스앤 시티 나온 코스모폴리탄 인기” 귀띔도
‘영화‘칵테일’을 아시나요.’
88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해 만들어진 이 영화에는 지금은 슈퍼스타가 돼버린 톰 크루즈가 바텐더로 나오고,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로 유명해진 엘리자베스 슈가 청순한 모습으로 영화팬들에게 다가선다. 칵테일바를 둘러싼 젊은이들의 사랑과 희망을 그린 이 영화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톰 크루즈가 보여주는 현란한 칵테일 쇼.
영화 주인공을 연기하기 위해 5개월 동안 맹연습을 했다는 톰 크루즈의 솜씨를 보노라면 칵테일은 화려한 색상으로 나른한 일상에 스파클(sparkle)처럼 활력을 터뜨리는 음료임이 틀림없다. 이처럼 눈으로 마시는 빛과 향의 술, 칵테일을 만드는 마법사들을 우리는 ‘바텐더’라고 부른다. 대전에서도 영화 ‘칵테일’못지 않은 칵테일 쇼를 하는 곳이 있다고 해서 한걸음에 찾아봤다.
전통 칵테일 바를 고집하며 6년째 바(bar) ‘Kevin’을 지키는 바텐더 삼총사 김용호(닉네임 King.34), `김정환(카이저.30)`, 이인애(인애.26)씨. 장맛비가 마지막 빗방울을 남김없이 짜낼 때인 지난 28일. 어스름이 넓게 깔리던 저녁시간대쯤 장맛비를 머금은 아스팔트 거리는 온통 주위의 흥겨운 네온사인에 일렁이고 있었다.
그렇게 찾은 칵테일 바 ‘Kevin’에 들어섰을땐 이미 흥겨운 댄스 음악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삼총사들의 손끝에선 술병이 끊임없이 회전하며 춤을 추고 있었다.
네 개의 병을 공중으로 던지고 다시 받는 ‘저글링’에 이미 자리를 차지한 손님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어디 그뿐이랴. 이런 광경에 익숙지 않은 손님은 마치 넋이라도 나간양 야릇한 표정을 짓는다. 삼총사들은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주변의 반응에 답하듯 맥주병에 불을 붙인 뒤 불춤을 선보인다. 그렇게 5분여간. 손님들의 혼이 빠질라 치면 마지막 클라이맥스가 기다리고 있다. 그 순간 삼총사의 리더 입에서는 거대한 불기둥이 내뿜어진다. 칵테일 바는 일순간 ‘와∼!’하는 손님들의 탄성과 함께 시끌벅적해진다.
삼총사의 맏형 김용호씨는 “맛과 색, 향기 등 자신의 취향에 맞춰 수천, 수 만 가지의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여러 가지 재료와 독특한 아이디어로 자신만의 칵테일을 만드는 재미는 형언할 수 없습니다. 칵테일의 미덕은 철저하게 자신의 취향에 맞춰 즐길 수 있다는 겁니다.”
칵테일은 만드는 사람이 어떤 재료들을 섞는 지에 따라 그 종류가 수만 가지에 이른다. 이러다 보니 자신의 입맛에 맞는 칵테일을 고르기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일단은 많이 마셔보고 자신의 맛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김씨는 조언을 잊지 않는다. 무조건 유행에 따라 마시는 것보다 마티니나 진토닉, 핑크레이디, 싱가폴슬림 같은 스탠다드 칵테일을 먼저 알아주는 것이 좋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계 어느 바에 가도 마실 수 있는 스탠다드 칵테일은 수십년동안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만큼 가장 확실한 칵테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씩 칵테일에 대한 내공을 쌓아나가다 보면 저절로 색다른 맛과 색상, 향을 찾게 된다. 자신만의 취향에 걸맞는 것으로 말이다.
삼총사의 중간돌이 김정환씨는 “요즘 젊은 여성들에게 골든 메달리스트, 바하마 브리즈 등 무알코올 과일 음료와 드라마 ‘섹스 앤 시티(Sex & City)’에서 여주인공 캐리가 애호하던 코스모폴리탄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달콤하다고 무조건 마신다면 자신도 모르게 취한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겠다. 참, 또 있다. 여러 종류의 술을 섞은 일종의 ‘폭탄주’가 될 수 있는 칵테일은 절대 ‘원샷 금지’.
삼총사의 귀여운 막내 이인애씨는 “칵테일 1잔은 보통 4모금에 마시는데 8분 내지 10분이 소요될 정도로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마셔야 한다”고 알려줬다. “2잔까지는 괜찮지만 3잔부터는 자신도 모르게 취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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