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화는 보시나요?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요즘 영화는 보시나요?

<중도춘추>

  • 승인 2006-08-03 17:26
  • 송명석 공주사대부고 교사송명석 공주사대부고 교사
▲ 송명석 공주사대부고 교사
▲ 송명석 공주사대부고 교사
지루한 장마가 끝나는가 싶더니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아름다운 산천초목을 할퀴고 간 사나운 홍수가 우리 한반도에 많은 피해를 남긴 채 무더위가 우리의 인내를 시험이라도 하듯이 연일 수은주 높이를 끌어올린다.

이런 무더위에는 뭔가에 몰입하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평소 마땅한 프로그램이 없던 나에게, 하루는 아내가 영화 한편을 보자고 제의해 왔다. “날도 더운데 무슨 영화냐”면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다가 아내의 성화에 이끌려 어쩔수 없이 영화를 보러갔다.

‘한반도’는 일종의 역사 인식을 계도하는 영화였고, 영화에 대한 소견을 소개하면 다음과 갔다. 무엇보다 ‘한반도’가 가지고 있는 플롯 자체의 사회적 배경에 여러 가지 모순이 있는가 하면 어떤 대리충족을 위한 것으로서의 결말도 그리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섣불리 폄훼할 수 없는 것은 그러한 시도가 한국영화계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고 그것이 하나의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반도’가 말하려고 하는 의미를 되새겨 봐야할 것 같다. 무엇보다 한반도의 개봉일시는 북한미사일 사태와 관련한 동북아 정세와 한미 FTA와 맞물려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단 ‘한반도’의 큰 흐름은 내부의 적, 또는 남남갈등으로 이야기되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과의 군사적 외교적 갈등은 단지 관객을 긴장시키고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액션에 불과하다고 봐야한다. ‘한반도’전체에 걸쳐서 흐르고 있는 민족의식의 회복에 대한 이야기가 그것을 대변한다고 본다.

그것은 우리가 통일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두고 주변강대국들의 의사보다, 남과 북의 갈등보다, 남남갈등-남한 내부의 갈등-이 더 큰 걸림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대승적 관점에서 이 한반도가 더욱 거듭나도 부족할 판에 내부의 자중지란이 생기는 것은 우려할 수준을 넘어 부끄러운 일이다.

지금껏 우리는 국제적 관계 속에서 우리 자존심을 지키려고 얼마나 많이 노력했는가? 우리가 과연 우리의 주권을 우리스스로 지키기 위해 얼마만큼 하나가 되고 한목소리를 냈을까? 그것은 고민해 봐야할 일인 것 같다. 이 영화를 통하여 한일관계와 우리 한반도 내부의 갈등구조를 심층적으로 다뤄봄으로써 역사 인식을 재고하는 계기로 삼은 것 같다.

지금 우리 사회는 영화 ‘괴물’을 통하여 한미간의 갈등과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구조에 대해 말하고 있고, 안방드라마 ‘주몽’이나 ‘연개소문’을 통하여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켜 우리 한반도의 존재와 위치를 분명하게 교육하고자 하는 입체적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오랜만에 본 한편의 영화를 통하여 영혼의 저울질이 달라지고 세상과 국가, 그리고 나를 인식하는데 많은 것을 얻은 것 같아서 가슴 뿌듯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