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만 남은 교육감 선거

<기자수첩>

▲ 김덕기 문화체육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전시교육감 재선거가 막을 내렸다. 오광록 전임교육감의 법위반 판결로 중도하차하면서 비틀거리던 대전교육계가 재선거과정에서 후보 비방전 및 사전선거 혐의 등이 포착되는 등 구태선거가 재연되면서 한바탕 홍역을 다시 치르고 말았다. 그 후유증은 당분간 진행형으로 남을 전망이다.

이번 교육감재선거는 전임교육감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지역교육계에 확산되면서 공명선거에 대한 기대감속에 시작됐다. 그러나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교원 및 교육공무원들의 선거운동 개입이 여전하고 후보진영간에 선거인단 포섭과 유력인사 줄세우기, 상대후보 비방 등 흑색선전이 난무하면서 과거와 별반 달라진 게 없는 행태를 보였다.

선거운동기간 전부터 ‘○○○는 전임 교육감을 낙마시킨 장본인이다’‘○○○는 당선되더라도 잡힌게 있어 다시 선거해야 한다’‘모 후보가 되면 한바탕 인사태풍이 분다’등 선거가 정책대결은 비껴간 채 이전투구 양상을 보여 가장 모범적이고 선진적이어야 할 교육감 선거가 낙후된 선거행태로 전락했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때문에 비록 선거는 끝났지만 지지세력간 앙금과 갈등도 쉽사리 치유될 것 같지 않아 우려스럽기만 하다. 게다가 이번 교육감 재선거에 나선 일부 후보는 선거과정에서 문제된 부분을 짚고 넘어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또 다시 대전교육이 법정에 올려져 심판을 받는 악순환을 계속할 지 주목된다.

선거과정의 시시비비는 잠시 제쳐놓더라도 교육감 선거를 끝낸 시점에서 대전교육계 구성원들은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학생들의 학업수준은 전국 수위를 달리는 대전교육이 교육계 일부 어른들만의 참여장인 교육선거에선 그렇지 못하니 학생과 시민들을 볼 면목이 있는 지 궁금하다.

가뜩이나 열악한 교육재정에 지역교육이 비틀거리고 있는 마당에 교육가족이 합심해 선거를 축제로 승화시켜 어려운 교육현안을 헤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 없다. 다시는 이같은 ‘꼴불견 교육감 선거’는 보여주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