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복지지원제도 조건 까다로워… 대전시 집행 4.8% 불과

이름만 긴급, 혜택은 늑장

보건복지부가 차상위계층 지원을 위해 지난 3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긴급복지지원제도가 까다로운 지원 자격 제한으로 겉돌고 있다.

대전시는 올해 말까지 20억원(국비 16억, 지방비 4억)의 예산을 배정, 뜻밖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6월말까지 시가 지원한 금액은 모두 48가구(73명)에 6970여만원으로 4.8%의 집행률에 그치고 있다.

이는 ▲주 소득자의 사망 및 가출 등으로 소득을 상실하고 가구 구성원에게 다른 소득원이 없을 경우 ▲가구 구성원으로부터 방임`유기`학대당했을 경우 ▲입원 또는 그에 준하는 질병 또는 부상일 경우 등으로 한정한 보건복지부의 엄격한 지원자격 제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저생계비 130%(4인 가족 기준 152만2000원), 주택 및 토지 등 재산가액 9500만원(대도시), 금융재산 120만원을 넘어설 경우는 지원 대상에서 원천적으로 제외돼 차상위계층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 저소득층 대부분이 기존 복지정책으로 수혜를 입고 있어 긴급지원제도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것도 저조한 집행률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대전시의 경우 300건 이상의 신청이 접수됐지만 조사 결과 대부분 기초생활수급자들의 중복신청으로 실제 집행된 것은 48건에 머물렀다.

대전 뿐 아니라 타 지자체의 경우 역시 까다로운 조건으로 인해 집행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까지 54억6000여만원의 예산을 확보한 부산의 경우 집행금은 2억여원으로 집행률이 2%에도 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인천시 역시 33억5000여만원 중 1억5000여만원을 집행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연말 예산 소진을 위해 퍼주기식 지원이 우려된다.

시 관계자는 “긴급지원을 요청하는 신청인 중 상당수가 기초생활수급자로 이중 지원으로 인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시민 A씨는 “사실상 지원 기준을 충족시키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자격 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