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두한 천연물의학연구센터 연구원 |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존 의약과 유사한 의약을 개발하기보다는 기존 의약들로서 해결하기 어려운 질병들을 목표로 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어떤 방향으로 신약을 개발해야 할까?
다음과 같은 ‘스리 원(three one)’ 전략이 성공적인 신약개발과 의약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퍼스트 원(First one!)’지금은 수많은 항생제가 세상에 나와 있지만 아직도 항생제 하면 페니실린이다. 비아그라가 발기부전 치료제로서 처음 판매되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비슷한 효능을 가진 약들이 출시되었고, 효능도 먼저 나온 약보다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비아그라가 아직도 절반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선점의 효과는 대단하다. 이 지구상에는 수없이 많은 질병이 존재하며 아직도 많은 질병이 신약의 개발을 기다리고 있다.
‘온리 원(Only one!)’ 가장 편하게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은 사람들이 사기 원하는 제품이 나에게만 있는 때일 것이다. 이런 경우는 팔려고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손쉽게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은 한 달에 약값이 200만원이 넘게 들지만 유사한 치료제가 없어서 어쩔 수없이 비싸더라도 백혈병을 치료하려면 한 달에 200만원이라는 거금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완치될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세상에 유일한 치료제라는 것 때문에 매우 고가임에도 팔릴 수밖에 없고 글리벡을 판매하는 노바티스사는 글리벡 판매를 계기로 1위로 올라서게 되었다.
‘베스트 원(Best one!)’ 세계 유일의 의약도 아니고 최초의 의약도 아니라면 가장 좋은 효능과 경제성을 가진 특성을 가져야 기존 의약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미 동종의 여러 제품과의 경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효능이나 품질개선 또는 가격개선 등의 노력이 뒤따라야 최고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국내의 많은 제약사나 연구자들이 암, 당뇨, 고혈압 등의 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이들 질환은 세계적인 제약회사들도 막대한 비용을 들여가며 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다.
최고 효능의 신약개발 확률이 비용에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구개발비 투자율로 볼 때 세계시장을 주름잡을 신약개발 확률에 있어서 주인공이 우리나라일 확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신약개발에 있어서 목표로 해야 하는 것은 세계적인 대형 제약회사들이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쏟고 있는 질병이 아니라 이들이 미처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질병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아스피린은 처음에 단순한 진통제였지만 지금은 혈액순환개선 등 다른 여러 질병에도 효과가 있음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개발하고자 하는 치료제가 시장규모가 작은 질병에 대한 치료제일지 몰라도 나중에는 아스피린처럼 범용적인 의약이 될지 모른다.
우리가 목표로 해야 하는 것은 최고의 효능을 가진 약(best one)이지만 최고가 되기 어렵다면 최초의 약, 유일한 약이 더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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