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바뀌어야 나라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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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가 바뀌어야 나라가 산다

<시사에세이>

  • 승인 2006-07-24 17:19
  • 강태근 소설가강태근 소설가
신임
▲강태근소설가
▲강태근소설가
교육부총리의 인선을 놓고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국회청문회장에서도 공방이 뜨거웠다. 국가의 백년대계라는 진부한 수사를 앞세우지 않더라도, 교육수장을 어떤 인물로 앉힐 것인가는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고, 대통령도 숙고에 숙고를 거듭해야 한다.

그러나 교육이 근본적으로 개혁이 되고, 참교육의 길로 나가기 위해서는, 유능한 교육부총리의 인선보다도 우선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관리하고 시행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인적자원부의 부패`무능한 관리들의 인적 청산이다. 수 십 년 동안 교육부 장관이 수없이 바뀌고 수많은 개혁정책이 입안됐지만, 악순환을 되풀이하면서, 교육현실은 별로 나아진 게 없다. 그 악순환의 중심에는 부패`무능한 교육부 관리들이 중심에 서 있다.

사학법을 다시 고치자고 한나라당이 재론하고 있지만, 사실 개정된 사학법을 들여다보면, 처음의 개혁 의도에서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많이 물러서 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개정 전의 사학법만으로도 시행만 제대로 하면 얼마든지 부패 사학을 척결하고 올바른 교육을 해나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견 옳은 주장이다.

그동안 부패사학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도 법의 외곽에서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소위 교육마피아로 지칭되는 부패 교육 관료들의 면죄부 발급이 주원인이었다. 법 자체의 문제성보다도 법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은 교육 관료들이 더 문제였던 것이다.

사립대학에서 그토록 많은 문제가 불거지는데도 방치되고 있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교육마피아의 유착에 따르는 ‘면죄부 발급의 악순환’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무소속이었던 이수인 의원이 1999년 ‘창작과 비평’여름호에 그 악순환의 5단계를 발표했다. 개략하면 다음과 같다.

제1단계는 ‘면죄부 감사’의 단계이다. 감사의 형식을 밟아 중요하지 않은 몇 가지 사항만 지적함으로써 여론을 잠재운다. 제2단계의 감사는 교수, 학생의 항의와 여론의 비판에 따라 위기에 빠진 수구부패재단을 단죄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들에게 구원의 밧줄을 던져주는 단계이다.

제3단계는 관선이사 파견이고, 제4단계는 교육부의 관리나 관료 출신 한 사람 이상, 그리고 구 재단이나 교육부와 밀착한 경력의 인사들을 과반수 넘게 새 이사진에 채워 넣는다. 새 관선 이사진은 결국 교육부와 문제 재단의 마피아에게 새로운 형식으로 장악된다.

제5단계는 ‘관선이사 흔들기 단계’이다. 교육부 관계자와 구 재단의 실력자들은 새로운 이사진에 포진된 그들의 하수인들을 동원해 새로운 이사진을 흔들기 시작한다. 교수, 학생들의 개혁 요구를 수렴한 학교개혁 프로그램을 사사건건 방해하고 거부한다.

결국 임기가 짧으면 6개월도 못 되는 ‘뜨내기 장관 찜 쪄 먹는’ 이런 부패 관료들이 교육부 안에 하이에나와 승냥이처럼 도사리고 있는 한, 대통령이 교육부총리를 겸임한다 해도 교육 개혁은 별 실효를 거두지 못할 것이다.

겸임 교육부총리는 일 년 몇 개월 후면 물러날 것이지만, 건국 이후 장장 반세기가 넘게 차곡차곡 인맥과 학맥과 돈줄로 비리사슬을 구축해 온 부패 교육 관료들은 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다소 과격한 표현인지 모르지만, 아프리카 어딘가에 남아 있다는 식인종이 배를 타고 인천 앞바다에 상륙해 정권을 찬탈한 뒤, 공무원을 사열하는 자리에서, 썩은 냄새를 풀풀 풍겨 식욕을 돋우는 부패 교육 관료를 잡아먹어 없애는 인적 청산뿐이다. 그러나 그런 꿈같은 일은 일어날 리 만무고, 부패 관리가 사라지기를 바라는 일 또한 무망한 일인지 모른다.

그래도 교육인적자원부의 인적 쇄신은 기필코 달성해야 한다. 그것은 여자는 거짓말을 해도 어머니는 거짓말을 해서 안 되는 것처럼, 최소한 교육 관리만이라도 달라지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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