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장우 대전시 동구청장 |
초일류기업 삼성조차도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을 솔직히 인정해 그룹전체를 기업전쟁으로부터 사활을 건 자구책을 모색한 한 사람의 용단에 고개를 크게 끄덕이게 되었다. 지금 우리는 변화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일 분 일 초가 다르게 쏟아지는 정보, 하루가 다르게 나오는 최첨단 기술, 오늘의 신제품도 하루 만에 묵은 제품이 되고 마는 디지털 혁명시대. 이 모두가 좋든 싫든 우리주변에서 순간순간 진행되는 놀라운 세상이다.
그런데 변화라는 말 자체에는 누구나 수긍하고 공감은 하지만 문제는 선뜻 동화하기가 어렵다는 묘한 의미가 있음을 본다. 그것은 변화 그 본질 자체에 내 권리와 기득권의 포기를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강제력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변화는 위로부터의 강압적인 변화, 의무로 부과되는 어쩔 수 없는 수동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져 왔다. 정부가 수립되고부터 격동기 마다 보아왔던 변화가 모두 이런 식의 강제적이고 어렵고 힘든 변화였다고 하겠다.
지난 3일 구청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변화를 주장했다. 그러나 내가 추구하는 변화는 어색하고 엉거주춤한 변화가 아니라 바로 ‘기분 좋은 변화’ 즐거운 변화이다. 우리는 물건을 만들어 내다 팔 필요는 없다. 다만 서비스라는 상품을 제공할 따름이다. 기왕이면 질 좋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무급 자원봉사자가 아닌 주민들로부터 서비스 제공에 따른 응분의 대가를 받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은 원도심 지역이기 때문에 돌보고 가꿀 곳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인근의 제반 도시기반시설이 반듯하게 갖추어진 곳에 사는 사람보다 동구지역 주민들은 상대적인 불편을 일상처럼 겪으며 살고 있다. 우리가 이런 분들에게 공무원이라는 특권을 내려놓고 최상의 행정서비스로 보답해야 되지 않을까 한다. 예전에 비해 관청의 문턱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멀었다고 본다.
건물이 낡고 협소하지만 그 속의 구성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타구와 비교되는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도 얼마든지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즉, 기업에서는 잘 팔리는 상품을 더 개발해 수익을 창출하듯이 행정서비스 역시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어떤 것을 바라는지 역지사지로 100번 이상 생각하면 어떤 행정서비스 어떤 환경여건이 필요한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월드컵 경기기간 중 우리 선수들이 선전할 때 우리는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 공무원들이 프라이드를 가져본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조용히 반문해 본다. 공무원 먼저 자긍심을 높이고 기분 좋게 변화해 갈 때 우리 구민은 우리 지역을 떠나지 않고 안심하고 생업을 이어가게 될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누구에게나 새로운 시작 새로운 출발은 기대감과 흥분을 준다. 잘사는 동구, 생동하는 동구를 위해 이제야말로 다 함께 발 벗고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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