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경태 산림청 산림보호국장 |
첫째 강우 강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하루에 강우 50㎜ 이상 비가 내리는 호우일수 변화를 살펴보면 1920년대 36일, 1950년대 26일, 1990년대 44일로 최근에 급격히 상승하였다. 또한 강우량은 매년 1.46㎜ 증가하고, 강우일수는 매년 0.29일이 감소하여 결국 강우강도가 매년 1.2㎜ 증가(100년의 경우 120㎜ 증가하는 것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는 산지환경이 좋아지면서 토사가 많아져 산사태가 발생할 경우 토석과 유목이 함께 토석류화하여 피해규모가 커지고 있다. 보통 산지토양 1cm가 생성되는데 100년 이상이 소요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25년 동안 2~4cm의 토양이 생성되어 하류에 피해를 주는 토적이 늘고, 황폐지 복구 이후 성장기의 수목이 뿌리째 뽑혀 내려오는 유목발생이 증가하여 더욱 큰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25년 동안 변한 토양의 깊이를 모암별로 살펴보면 화성암은 2~4cm, 변성암 3cm, 퇴적암 2cm로 화성암과 변성암에서 토양깊이가 깊어지고, 산사태도 90%이상이 화성암과 변성암지역에서 일어나고 있으므로 그 피해규모가 더 커지는 것이다.
셋째는 최근 대형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 산림이 타용도로 많이 전용되고 있는데 이렇게 지표가 노출된 지역이나 절개면에 물이 모이면 크고 작은 붕괴가 많이 일어나게 된다.
산사태 발생을 줄이기 위한 대비책으로 우선 산림을 잘 가꿀 필요가 있다. 산사태는 90%정도가 모암 및 지형 등 지질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서 이는 사람의 노력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가 조절할 수 있는 지상의 인자인 산림을 재해에 강한 토사재해방비림으로 가꾸는 것이 필요하다. 나무가 어리면서 밀도가 높은 산림은 산사태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숲가꾸기를 통한 적절한 밀도조절을 해주어야 한다.
미시적으로 보아 국민들이 주변에서 눈으로 보아 알 수 있는 산사태 위험지역을 찾아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도 필요하다.
육안으로 위험지역을 판단하는 방법은 비탈이 급하고 비탈길이가 긴 곳, 비탈면의 형태가 오목한 곳, 계곡이 구부러져 물이 심하게 부딪치는 곳, 그리고 흙의 성질이 위와 아래가 다르고, 아래 부분에 점토(진흙)나 바위가 있는 곳, 지하수가 땅위로 솟아나는 곳, 활엽수지역보다 침엽수 치수림 등이다. 원인에 따라 피해요인이 달라질 수는 있으나 기본적으로 두 가지를 고려하면 산사태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산사태 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하여 배수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며 다른 하나는 토석 등을 제거하여 잠재원인을 없애거나 아니면 옹벽 등을 시설하여 저항하는 힘을 키우는 방법이다. 또한 산사태 발생을 미리 감지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으며 야외에서 혹은 산 밑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 빨리 대피하는 것이 좋다.
첫째 경사면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샘솟을 때다. 이 때는 땅속에 과포화 된 지하수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므로 산사태의 위험이 커진다.
둘째 평소 잘 나오던 샘물이나 지하수가 갑자기 멈출 때로, 이 때는 산위의 지하수가 통과하는 토양층에 이상이 발생한 것을 나타내므로 위험이 많다.
셋째 갑자기 산허리의 일부가 금이 가거나 내려앉을 때다. 이는 산사태가 발생하는 조짐이므로 미리 대피하는 것이 좋다.
넷째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나무가 흔들리거나 넘어지는 때, 산울림이나 땅울림이 들릴 때로, 이 때는 산사태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고 즉시 대피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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