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안에서 화장하는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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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안에서 화장하는 여성

<가기천이 띄우는 아버지의 편지>

  • 승인 2006-07-21 00:00
  • 충남도의회 총무담당관충남도의회 총무담당관
얼마 전 출근길에 차가 신호를 받고 서있을 때, 무심코 옆에 선 차안을 보게 되었다. 한 여성이 눈썹을 그린 다음 립스틱을 바르고 입술을 오물오물 하고 있었다. 또 언젠가는 차가 멈춘 동안 빵과 우유를 먹는 여성을 본적도 있다.

“오죽 바빴으면 차안에서, 화장을 하고 빵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있을까? 아마 엄마와 떨어지지 않겠다고 떼쓰는 아이를 어린이 집에 맡기느라 시간이 없었겠지.”

우연히 보게 된 모습이었지만, 오래전 직장생활을 했던 네 엄마와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는 혼자남아 집을 보다가” 로 시작되는 동요 ‘섬 집 아기’를 부르던 어릴 적 네 모습을 떠 올리며 남다른 감회에 젖어들었다.

어느 해 겨울 새벽 그날따라 유난히 추웠다. 먼 곳으로 통근을 하던 네 엄마가 아파트 모퉁이를 돌아나가는 뒷모습을 물끄러미 내다보며 왜 그리 가슴이 아렸는지 당장 직장을 그만두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진 적도 있었다만, 그때 많은 어려움과 외로움을 견뎌내며 지냈던 너의 어린시절이 아직도 마음 한가운데서 지워지지 않고 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여성이 가사와 육아의 중심에 있는 현실에서 일자리를 갖는다는 것은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족과 특히 아이들이 알게 모르게 겪는 고충이 하나, 둘이 아닐 것이다.

“집안 살림도, 아이 키우는 것도, 직장일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 한다”며, 그리고 훗날 아이에게 “미안했다”고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을 것이라는 동료 여직원의 하소연이 예사 로 들리지 않는다.

요즘에는 경제적인 이유 못지않게 가진 재능을 발휘하고 자아실현을 위해 직업을 가진 여성도 많이 늘어 이제 직장을 가진 여성이 50%를 넘었다고 한다.

그런데 갖가지 사연과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가정과 직장과 사회의 이해 속에 보다 나은 환경에서 환한 웃음으로 지낼 수 있는 날을 언제쯤 맞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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