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영돈 경제부장 |
지난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취업자 분석을 보면 올 2분기 총 취업자 가운데 청년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8.8%에 불과했다. 비중이 미미한 것도 문제지만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2003년부터 내리 4년 연속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언제부터인가 부끄러운 꼬리표를 단 ‘마(魔)의 8%’ 청년실업률이 수년째 낮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음을 대변해주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두드리다 지쳐 아예 취업을 포기한 구직 단념자도 14만명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일은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대학 졸업자 수가 향후 수년내 5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우리 실정과는 달리 최근 이웃나라 일본서 전해오는 취업관련 뉴스는 완전 딴 세상을 보는 듯하다. 일본은 올초 대졸 취업희망자 가운데 직장을 구한 학생이 무려 86%에 달해 지난 99년 이후 가장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또 기업들은 내년 채용 계획을 올보다 20% 확대함은 물론 내년 졸업예정자까지 입도선매(立稻先賣) 하느냐 정신들이 없다는 소식이다.
더욱이 이런 구인난이 벌써 3년째라니 취업난에 허덕이는 우리 입장에선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0년의 장기불황 속에 ‘국가만 부자’라는 푸념을 늘어놓으며, 급성장 궤도를 걷고 있던 우리 경제를 부러워하던 일본이 이렇게 변화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일부 경제학자들은 철저한 시장주의 원칙에 입각한 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을 그 원동력으로 꼽고 있다. 일리 있는 분석이다. 사실 우리 정부는 경제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그동안 여러 정책과 함께 각종 규제를 발표해왔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들은 도리어 기업들의 의욕을 꺾는 꼴이 되곤했다. 피곤에 지친 적지 않은 기업들은 국내 신규투자 대신 해외로 사업터전을 옮겼으며 이로 인한 국내 내수경기 불황과 실업난의 단초를 제공했던 것이다.
취업문제 역시 그렇다. 정부는 청년실업자를 줄이겠다며 일자리 40만개 창출을 공언했으나 막대한 세금을 퍼부은 결과 치곤 그리 신통치 않았다. 급여 100여만원도 안되는 그것도 1,2년 하다 그만두어야하는 임시 일용직 일자리를 만든게 고작이다.
일자리 창출 주체는 역시 기업이다. 누가 뭐라 해도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다. 청년 실업문제 또한 이젠 기업의 경영논리로 풀어나가려는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 실업난의 주된 이유는 국내외 경기불황에 앞서 기업들의 국내투자 외면에서 비롯됐음을 우린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기존의 각종 규제들은 완화하고 투자와 관련된 여러 제도들은 대대적으로 개선해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촉진시켜야 한다. 기업들이 예전과 달리 손쉽게 공장 등을 신`증설 할 수 있다면 내수 경기는 분명 되살아날 것이고, 더불어 안정적인 일자리는 보다 많이 창출될게 불을 보듯 뻔하다.
경제의 성장엔진이자 고용 창출의 근간은 바로 기업임을 명심해야 한다. 왕성한 기업활동 없는 경제 활성화란 한낱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말로만 되풀이 하는 시장경제가 아닌 진정 애담 스미스가 주창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경제논리로 우리 사회의 난맥인 청년 실업문제가 해결되길 진정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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