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작 10분전 교실마다 ‘책읽는 소리’

수업시작 10분전 교실마다 ‘책읽는 소리’

<책사랑 독서교육>대전 대덕초등학교

  • 승인 2006-07-19 00:00
  • 김덕기 기자김덕기 기자
책 접할 기회 늘리고 집중력 향상 일석이조
도서실 연중개방 부모.자녀 만남의 장 활용
어머니 명예사서제 운영… 폭넓은 독서지도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6 대덕연구단지내에 위치한 대덕초등학교(교장 장형). 우성이산 밑에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대덕초는 지난 79년 개교해 373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재 3학급의 귀국학생 특별학급을 포함, 22학급에 610여명의 어린이가 배움을 닦고 있다.

대덕연구단지 조성에 힘입어 설립된 이 학교는 현재 전체 학부모의 85%가 연구원 및 교수들이다. 학생 중 1년 이상 해외거주자가 207명(33.6%)에 이르는 등 다수 학생이 해외 거주경험을 갖고 있다.

그런 이유로 많은 학생이 영어회화 능력이 우수하다. 또한 학업성취수준이 높다. 독서습관 형성과 독서량도 풍부한 편이다. 이 학교의 독서교육을 찾아가 본다.

아침시간 이 학교 교실마다에선 책읽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아침 8시40분부터 10분간 운영되는 책읽기 시간이다.조용히 책읽는 아이들의 눈동자는 책에 적혀 있는 글자를 따라 움직인다.

아침독서는 어린이들에게 책을 접하게 하는 계기도 만들어 주지만 곧이어 진행될 정규수업시간에 아이들을 차분하게 하고 집중력을 높여주기도 한다. 한마디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아이들은 이시간에 교실마다 비치된 책을 골라 잡거나 집에서 가져온 책, 도서관에서 빌린 책 등을 읽는다. 그속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독서를 생활화하고 있다.

어머니가 지도하는 학급독서시간도 눈에 띈다. 이 학교에선 어머니가 매일 자녀의 학급에서 책을 읽어주며 독서지도에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학부모들의 독서교육 참여 열기가 뜨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도서실 연중개방=대덕초의 도서실은 지난 2004년 증축돼 현대식 시설을 자랑한다. 교실 2칸규모의 학교도서관은 유성구청으로부터 3000만원을 지원받아 꾸며졌다.

지금은 평생교육차원에서 시민에 개방하고 있다. 이 학교 도서실은 연중 학부모와 아이들로 북적댄다. 바로 도서실에서 책속의 진리를 탐구하기도 하지만 학부모와 아이들의 만남의 장소로도 활용된다.

그래서 이 학교 1층에 마련된 도서실에는 연중 학부모들로 붐빈다. 학교수업을 마친 아이를 마중 나온 학부모들이다.

이들 학부모들은 학교 교문 앞이 아니라 도서실에서 자녀를 기다리며 조용히 책을 읽는다. 아이들도 수업을 끝내고 엄마보다 먼저 도서실에 도착하면 조용히 책을 꺼내 엄마가 올 때까지 독서를 하며 기다린다. 이런 모습은 이 학교만의 자랑이기도 하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자연스러운 독서의 생활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이다.
지난 15일 학교도서관에서 만난 2학년 1반 이현기군의 어머니 엄정윤씨는 “시립도서관보다 학교도서관이 더 아늑하고 좋은 것 같다”며 “학교도서관은 우리 아이에게 수업이 끝날 때 만나자고 하는 약속장소”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 “학교도서관에서 아이를 기다리며 책을 읽고 있을 때면 기분이 너무 좋아진다”며 “우리 아들도 이곳에서 나를 만나다 보니 도서실을 자연스럽게 자주 이용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머니 명예사서제 운영=이 학교 학부모로 구성된 명예사서들의 활동은 두드러진다. 이들은 외국생활 경험과 자녀 교육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학교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명예사서제도 그 중 하나. 모두가 자원봉사자로 구성돼 있다. 현재 18명이 6개조로 편성돼 있다. 매일 3명씩 자원봉사에 나선다. 명예사서는 도서대출과 도서실 관리 등의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대덕초 이춘희 교감은 “학부모들의 참여열기가 뜨거워 명예사서를 하겠다고 대기 중인 어머니들이 많다”고 자랑하며 “이들 모두가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있는 어머니들이어서 도서실 관리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어머니 사서를 높이 평가했다.

명예사서 어머니들은 아이들에게 직접 독서지도도 해주고 있어 아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5학년 1반 조진한군의 어머니 유현희씨는 지난 15일 도서실을 찾은 아이들에게 직접 책을 읽어 주고 있었다. 그리고 읽어준 책의 내용을 아이에게 물으며 직접 독서지도해주는 꼼꼼함을 보여줬다.




◆도서선정위원회 조직=대덕초는 아이들에게 양서를 보급, 읽게 하기 위해 매년 3월에 도서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도서선정위원회는 학년별 학생 1명과 학부모 1명, 교사 1명 등 모두 18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학년별 교과 관련 도서자료를 분석하고 선정하는 업무와 학교도서 및 학급문고의 도서심사, 구입도서의 활용도에 대한 평가분석 작업등을 실시하고 있다.


◆독서인증제 시행=이 학교는 독서의욕을 심어주려고 독서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학생 1명이 1년간 50권 이상을 읽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학년별로 권장도서 40권과 필독도서 10권 이상을 선정했다.

학생들이 의욕을 갖고 상위급수를 취득할 수 있도록 급수제를 실시하고 있다.학년말에는 최상의 급수를 생활기록부에 적어놓는다. 독서인증대상은 전학년이며 학년별로 1, 2, 3급으로 나눈다.


◆다양한 독서행사 실시=대덕초는 독서교육을 펼쳐 나가기 위한 다양한 독서행사도 펼치고 있다.
3월에는 독서교육협의회를 갖고 지역도서관과 연계한 독서교육도 연중 실시하고 있다.

또한 교내 문종별 대회와 2∼6학년 대상의 독서감상문 쓰기대회,다독자 선정시상, 독서감상화 그리기, 고전독후감발표대회, 학급별 독서토론회 등을 진행한다.

독서교육 우수실천사례는 오는 11월께 발표된다. 그리고 시교육청이 추진하는 독서사이버방 토론과 독후감쓰기에 참여하고 있다.



■ 장 형 교장


바른 인성형성 위해
독서생활화 꼭 필요





“몸의 양식이 음식이라면 마음의 양식은 독서입니다. 독서를 통해 아이들에게 합리적 가치관을 정립토록 하고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일은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난 3월 대덕초등학교에 부임한 장형(58)교장은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이같이 밝히고 “아이들이 마음의 양식인 독서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다양한 독서프로그램 운영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교장은 “독서량 시간이 부족하면 경험이 부족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독서를 통해 이같은 경험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장은 또 “요즘은 각 가정마다 1자녀가 많다보니 과보호에 따른 자기중심적인 면이 많은 아이들이 발견된다”면서 “생각의 폭을 넓히고 올바른 인성교육차원에서도 독서교육은 매우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습면에서도 독서를 한 아이들은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 신장을 가져온다”며 “독서시간 확대를 위해 10분 독서운동과 더불어 학부모를 활용한 독서감동시간을 확대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장교장은 “각 분야에 능통한 학부모 전문가가 많고 학교운영에 적극 참여하고 지원해주는 학부모가 많은 점이 우리 학교의 자랑”이라면서 “이같은 장점을 살린 특색있는 프로그램 확충에 힘써 나가겠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와함께 “학교도서실은 지역사회를 위한 교육활동의 장으로도 활용하고 도서실의 학습 정보실화로 학생들이 정보 활용능력을 기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 장형 교장
▲ 장형 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