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자유를 부르짖다
어진 것들의 탈옥
(박명용 / 고요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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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댐에 물이 차지 않으면 수문이 열리지 않듯이 자유롭게 사유를 펼치기 위해서는 오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정신적 자유는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얻는다. 남의 자유를 빼앗는 일도 없을 것이다.
자유란 구속으로부터 풀려나는 것이다. 어떤 구속도 없는 상태가 완전한 자유일텐데,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완전한 자유를 누리려고 하면 사회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개인의 정신적 차원에서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 현명하다. 성품이 선한 자들만이 추구하며 그것을 얻기 위해 싸울수록 어질어지는 자유, 매력적이지 않은가.
박 시인은 “엄숙주의가 갖는 현학과 관념, 소통불능의 난해한 수사, 장황하게 늘어놓는 언어유희에 대해 경계한다”며 “나는 시를 지각의 감각적 재생을 만들어내는 이미지화에 중점을 두고 있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충북 영동 출신으로 지난 76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한 박 시인은 충남도문화상, 한성기문학상, 한국문학상, 한국비평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대전대 문예창작과 교수를 역임했다.7000원.
등단 13년만에 첫시집
뜨거운 발
(함순례 / 애지)
지난 1993년 ‘시와사회’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한 함순례 시인이 등단 13년 만에 선보인 첫 시집이다. 수록된 시편들은 삶의 구체적 서사가 압축되고 풀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도출되는 깊은 서정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는 언어로 곱게 가꾸는 결이 아닌 삶과 체험이 언어를 뚫고 오르는 생동의 차원이다.
충북 보은에서 태어난 함 시인은 2005년 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받았고 현재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작가마당’ 편집위원, ‘애지시선’’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8000원.
농부들 삶·곡식 소재로
환한 꽃의 상처
(유진택 / 시와에세이)
유진택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이다.
지난 1999년 출간된 ‘날다람쥐가 찾는 달빛’ 이후 7년 만에 펴낸 이번 시집은 곡식과 농부들의 삶을 소재로 삼았다.
그의 시는 인간다운 삶과 그것을 지탱하는 인류공동체에 개하는 폭력에 상처받은 땅의 신음소리이며 강한 외침이다.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경성대 불문학과를 졸업한 유 시인은 지난 1993년 ‘문학세계’를 통해 시단에 데뷔, 시집으로 ‘아직도 낯선 길가에 서성이다’, ‘날다람쥐가 찾는 달빛’등이 있다. 8000원
인간군상 그린 단편소설
대천동 영번지
(김서희 / 애지)
1997년 ‘정신과 표현’으로 등단한 작가 서희의 첫 번째 소설이다.
대천 앞바다에서 저마다 혹독한 결핍의 내면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 파도처럼 일렁이는 욕망의 출구를 찾아 몸부림치는 인간군상의 이야기를 그렸다.
금은방 ‘천금당’안의 지수, 애모카페의 윤자, 불편한 다리로 혼수품 가게를 운영하는 말희 등이 각 단편의 주인공들이다.
보령에서 태어난 서 작가는 정신과 표현’에 단편소설 ‘늪속의 사내’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만원
시인에서 소설가로 데뷔
은빛여우에 대한 단상
(조완수 / 오늘의문학사)
시인으로 등단했다 소설가로 변신한 조완수 작가의 첫 작품이다. 보기 드문 특유의 서사기법으로 문장을 엮어가는 조완수 작가는 소설 텍스트의 경계선을 모호하게 넘나드는 미묘한 필력을 갖고 있다. 여느 소설과 다르게 글이 시작되는 처음부터 의식을 집중하지 않으면 작가가 이끌어가는 긴밀하고도 집요하고 빠른 전개에 동행할 수 없을 것이다.
대전에서 태어나 공주교대와 한남대를 졸업한 조 작가는 ‘창조문학’시 부문 신인상에 당선됐고 현재 대전문인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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