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산별화, 기대와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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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산별화, 기대와 함정

<경제칼럼>

  • 승인 2006-07-17 00:00
  • 안상윤 건양대 병원관리학과 교수안상윤 건양대 병원관리학과 교수
최근 현대차 노조가 산별노조로 전환하자 경제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설립이래 19년 동안 끈질긴 파업투쟁을 통하여 이른바 귀족노조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더 이상 기업별노조 차원에서 국부적인 복지투쟁에 몰두하다가는 노동계에서 고립될 가능성이 커졌다.

더 이상 복지투쟁을 전개해봤자 여론의 질타를 받을 것이 뻔하고, 또 복지만 주장하다가 부채가 눈덩이처럼 커져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미국 GM의 경우도 중요한 반면 교사가 되었을 법하다.

그렇다고 일본의 도요타처럼 회사나 국가에 협조하기에는 체질에 맞지 않는다. 때문에 복지문제는 현 수준에 묶어두고 이제는 미래 지위의 확보를 위한 거시적 투쟁에 그 목표를 두게 되었다.

즉, 현대차 노조로서는 어떤 경우에도 지금과 같은 풍요를 영구적으로 이끌고 갈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게 되었다. 현대차가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잘 나가라는 법은 없다. 각 경쟁국과 FTA 협정이 체결되면 지금의 품질이나 가격 및 서비스 수준으로 국내 소비자조차 만족시키기 어려워진다.

값싼 중국산 자동차가 수입될 경우 시장점유율은 현저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한 중소 협력업체들 역시 언제든지 등을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들은 상대적으로 심각한 저임금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에 몇 개 업체라도 감정파업에 돌입하면 완성 차 생산라인 가동은 바로 중단된다.

국내외 경제사정이 악화되기라도 하면 고임금 때문에 국내 생산라인부터 폐쇄될 가능성 또한 크다. 이번 현대차 노조의 산별 전환은 이와 같이 비 올 때를 대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보다 더 큰 힘으로 유사시 생산여부나 생산량 조절에까지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것이다.

현대차 노조가 전통적으로 투쟁성이 강한 민주노총 산하의 금속노련 안에서 생산직 근로자들을 잘 규합하고 리더십을 발휘하여 조직을 장악할 경우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파워 확보 차원에서 현대차 노조는 앞으로 다른 노조들의 지지를 받기 위하여 광범위하고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일 것이 예상된다.

말하자면,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노동 관련 법률의 개정에서부터 무 노조 사업장의 노조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소규모 노조의 임금투쟁에 대한 지원투쟁 등을 통하여 선명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노동계 전반에서 그 권한을 확대해 나가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에 따른 함정도 있다. 산별연맹 내 각 노조가 처해 있는 경영환경, 근로자 의식, 노선 등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언제든지 불협화음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고, 그 결과 오히려 입지가 약화될 수도 있다. 현대차 노조가 이와 같은 불리성을 극복하기 위하여 강력한 선명성 투쟁에 나설 경우, 그것은 사회 전반에 큰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

민주노총이 한미 FTA에 반대하는 총파업 투쟁을 벌이는 등 벌써부터 현대차 산별노조화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하여 정부와 경제계는 어떤 경우에도 산업평화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하여 노동정책이나 기업의 노무관리 방식을 선진화해야 한다. 정부는 우선 노동문제를 정파적 관점에서 해결하기보다는 거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국가 전체적인 발전에 목표를 두고 조정하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기왕 법적으로 노조활동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만큼 경영진에서는 마냥 위축되거나 걱정만 할 것이 아니다.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문제의 해결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고 또 비용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이때 기업들이 유지해야 할 중요한 원칙은 고용관계관리의 전문화, 노사간 끊임없는 대화, 그리고 지속적인 교육 및 인간존중 경영관의 확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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