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야,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에 대해 우리가 언젠가 이야기했던 것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귀족의 의무라는 말보다 출신성분과는 아랑곳없이 남을 위해 서서 일하는 지도자의 의무를 말하기도 한다는구나.
사람들은 남을 위한 기본적인 정신을 지도자들은 더 갖추어야 한다고 한다. 특히 특별한 경우만 누릴 수 있는 교육의 기회나 명예를 가진 사람들은 더 시선을 받기 마련이고, 그것은 때로는 부담일수도 있지만 봉사는 의무인 것 같다.
원희야, 너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때로 괴로울 수도 있다. 지금도 언론에서 너에 대해 관심 갖는 것에 힘들어하지 마라. 네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어떻게 변하는지 궁금할 수 있다. 그것은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네가 모델이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갖는 애정 같은 것이다.
나 역시 아직도 너를 고등학교에서 조기 졸업한 어린 학생으로 취급하는 사람들이 있어 안타까울 때가 있다. 이제 대학교 3학년이 되는데 말이다.
원희야, 너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지나치다고 해서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하버드대학에서 공부 할 때는 지금처럼 최선을 다해서 공부하면 될 것이고 그 후에도 네가 계획하고 목표한 대로 산다면 네가 받은 혜택을 남을 위해 나누고 봉사하는 길이 될 것으로 믿는다.
지난 번 네 고등학교에 후배들을 위해 1000만 원 어치 도서기증을 한 것은 정말 잘한 것 같다. 후배들이 네가 기부한 책으로 공부할 때마다 널 생각하고 고마워 할 것을 생각하면 기쁘지 않니? 누구나 수익이 생겼다고 받은 혜택을 남에게 나누지는 않더구나. 그런 면에서 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엄마는 그것이 곧 ‘노블레스 오블리주’ 라고 생각한다.
원희야, 이번 여름 방학은 네가 한국에서 더 많이 한국을 사랑하고 느끼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돌아가는 9월 초까지 가족끼리 여행도 꿈 꿔 보자. 요즘 네 식구가 다 모이는 주말은 정말 행복하구나. 건강하게 여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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