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존중하는 교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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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존중하는 교육을…

<금요논단>

  • 승인 2006-07-14 00:00
  • 이은성 前 서천교육장이은성 前 서천교육장
이번
▲ 이은성 前 서천교육장
▲ 이은성 前 서천교육장
지방선거에서는 A당이 싹쓸이하고, 저번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B당이 싹쓸이했다. 선거 때마다 C지역에서는 갑당이 싹쓸이하고 D지역에서는 을당이 싹쓸이한다. 이것이 우리 선거 풍토이고 선거 문화다. 지역을 싹쓸이하는 정당과 다른 정당 후보자를 지지하려면 왕따를 각오해야 한다. 분위기의 힘은 정말 막강하다. 다양한 인물들이 당선되기 어려운 사회다.

우리 사회에는 획일화된 문화는 넘쳐나지만 다양성의 문화는 생소하기만 하다. 오랫동안 획일성의 문화에 길들여져 온 것이다. 부모님 앞에서 자기주장을 하거나 선생님 앞에서 자기주장을 하면 버릇없는 녀석으로 낙인찍히고, 강한 사람에게 자기주장을 하거나 다수의 의견과 다른 주장을 하면 왕따 당하기 쉽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말하고 행동하기 전에 계산부터 하여야 하고, 눈치부터 보아야 한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대화는 사라지고 자기주장을 강요하는 구호만이 요란해진다.

학교에는 매년 수천 건의 공문이 접수되고 있다. 공문처리를 위한 과중한 업무 부담이 학생지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이를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상급기관은 공문을 줄인다고 하는 데도 악순환은 계속된다.

이것이 심각한 문제임에는 틀림없지만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공문의 수량에 비례하여 학교의 다양성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모든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들이 똑같아지고 있다.

한 초등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다. 복도 한가운데에 황색선이 그어져 있었고 천진난만하게 뛰어 놀아야 할 귀여운 어린 아이들이 질서정연하게 좌측통행을 하고 있었다. 교장선생님은 교육의 성과라고 자랑했다. 그러나 질서 교육도 필요하지만 개성을 추구하는 사람을 길러야하는 교육 현장에서는 개성을 기르는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 교육 현장에서 획일성의 문화가 자라고 있었다. 개성은 사라져가고 있었다.

우리 사회는 획일성에 길들여진 사회다. 획일성에 길들여진 사회는 강한 자를 추종하고 약한 자를 무시한다. 소수가 강요된 다수가 되어 지배하는 사회다.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놀랍게 발전했지만 사회 풍토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획일성에 길들여진 사회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획일성의 풍토에서는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렵다.

이제 우리 사회도 변해야 한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사회로 변해야 한다. 나와 다르기 때문에 존중하는 다양한 사회로 변해야 한다. 저마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이제 학교 풍토도 변해야 한다. 순종하는 하나의 모범생만이 귀여운 것이 아니다. 이 학생은 공부를 잘해서 귀엽고 저 학생은 싸움은 잘 하지만 솔직하고 적극적이어서 귀여운 것이 아닌가. 이 학생은 음악을 잘해서 저 학생은 수학을 잘해서 이 학생은 말수가 적어서 믿음직스럽고 저 학생은 수다스러워서 함께 어울리고 싶은 게 아닌가. 아름답지 아니한가. 개성을 추구하는 사람을 기르는 것은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이제 수업시간도 변해야 한다. 선생님이 가르치는 모범답만을 일방적으로 암기하는 ‘죽은 수업’은 끝내야 한다. 사물에 대한 관점을 이해하고 다양한 판단 능력을 기르는 수업으로 변해야 한다. 사물에 대한 비판 능력을 기르는 수업으로 변해야 한다.

이런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한 한국 유학생이 교수가 강의한 대로 시험 답안지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는데도 낙제 점수를 받았다. 학생이 교수에게 항의하자 교수는 “학생의 답안지는 나의 주장을 쓴 것이지 학생의 주장을 편 것이 아니다. 내가 요구한 것은 학생의 주장이었다”라고 했다는 글이다.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우리교육에 대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정원은 한 가지 꽃들만 있을 때보다 여러 가지 꽃들이 조화를 이룰 때 훨씬 아름다운 법이다. (참고: 획일성 교육을 하였던 사람으로 반성문을 쓰는 심정으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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