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희망은 우리들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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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희망은 우리들의 몫

<중도 마당>

  • 승인 2006-07-10 17:32
  • 기선완 건양대병원 정신과교수기선완 건양대병원 정신과교수
한달
▲ 기선완 건양대병원 정신과교수
▲ 기선완 건양대병원 정신과교수
동안 우리들을 뜨겁게 달구었던 월드컵도 이젠 끝났다. 2002년 같은 큰 기대가 있었지만 우리 축구의 국제적 수준을 정확하게 드러낸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 히딩크 말처럼 자국 리그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국제적으로 월등한 수준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다.

항상 우리는 어떤 영웅이 나타나서 우리의 온갖 갈등구조와 문제점을 일거에 해결하고 웅비하게 만들어 주기를 바라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쉽지가 않다. 2002년의 기적도 단기간의 집중적인 투자와 희생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다른 사항들을 두루 무시하고 한가지 목표만을 위해 전적인 집중을 유지한다는 것은 어렵거니와 바람직하지도 않다.

다시 말하면 2002년에는 히딩크 감독이라는 변수이외에도 다른 K리그 프로구단의 희생과 전국민적인 성원과 투자 그리고 장기간의 대표 선수 합숙 훈련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결 같이 국제적으로 월등한 수준의 축구 경기력을 확보하려면 평소에 잘해야 하는 것이다.

축구는 매력적인 경기다. 그다지 많지 않은 장비를 필요로 하지만 그 속에 엄청난 전술과 전략이 숨어 있다. 여러 사람이 호흡을 맞추어야 하고 누구 혼자 잘해서 이길 수가 없다. 체력도 좋아야 하고 기술도 있어야 하며 전술 이해도도 높아야 한다. 또한 선수단 분위기도 좋아야 한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분석은 이기기 위해선 필수 조건이다. 축구공 하나만 있으면 시작할 수가 있고 어려서부터 하기 좋은 운동이다. 동료애와 협동심을 배우기는 십상이다. 잘사는 나라 사람, 못사는 나라 사람, 모두 좋아하는 전세계적 스포츠다.

그리고 이미 축구시장 자체가 전지구적으로 구성된 거대 시장으로서 존재한다. 그 정점에 월드컵 경기가 있을 뿐이다. 건강과 삶의 질을 추구하는 시대에 또한 주5일제로 인한 여가 선용에 많은 관심과 기대가 있는 시기에 축구만큼 거기에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운동이 또 어디에 있을까 싶다.

학술회의 참석 차 몇 년 전 외국에 나갔다가 그 지역의 유명한 경기장을 찾은 적이 있다. 아침부터 시내 곳곳에 오늘의 경기를 홍보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시민들이 편안하게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시내버스들을 동원하여 경기장까지 수시로 운행하고 있었고 경기장 내에는 각종 편의 시설이며 그 선수단에 대한 역사박물관까지 설립되어 있어서 운동장 자체가 하나의 테마 파크 같은 인상이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오래 전부터 그 팀을 성원하던 노인들이 나와서 경기 안내와 자원 봉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팀 자체가 시민들의 사랑의 대상이며 정체성이었다. 운동 경기를 매개로 하며 그 시민들은 하나가 되고 자신의 지역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할아버지가 손자와 함께 와서 구단의 역사와 전통을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레 하나가 되는 자리였다.

이런 지역 정서를 바탕으로 지역 스포츠 시장이 형성되고 이런 것들이 모여서 국가 스포츠 시장이 형성된다. 이런 기초 역량을 바탕으로 좋은 선수가 발굴되고 팀이 구성되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히딩크 같은 영웅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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