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운석 정치행정부장 |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도 저마다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며 갖가지 묘책 짜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신통찮아 ‘경제 살리기’는 헛구호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일 민선 4기가 닻을 올리고 4년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선장으로 지휘봉을 잡은 단체장 역시 최대 화두는 ‘지역경제 살리기’였다. 민선 단체장들은 저마다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임기4년 동안 추진할 역점사업에 대한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박성효 대전시장을 비롯해 이완구 충남지사, 정우택 충북지사 그 외 대전`충남북 일선 시`군`구청장 대부분도 ‘지역경제를 이끌 수장’임을 자임하며 외자유치 활동과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취임사를 통해 “기존 도심 활성화 문제는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대전 전체의 거시적인 안목에서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면서 “실효성 있는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U-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동구 가양`자양`용운지구 대학 주변에는 대학로와 같은 캠퍼스타운을 조성해 지역상권을 살리겠다”고 했다.
이완구 충남지사도 ‘한국의 중심, 강한 충남 건설’을 천명했다. 그리고는 균형있는 지역발전과 복지사회, 활력 넘치는 농어촌 건설, 역동적인 산업기반 구축, 깨끗하고 건강한 자연환경 조성을 5대 도정 목표로 제시했다.
정우택 충북지사는 ‘바이오 충북, 경제 특별도 건설’에 대한 의지를 주창했다. 정 지사는 “강한 충북, 힘찬 미래를 향한 우리의 첫째 과제는 무엇보다 경제를 살리는 일”이라며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세일즈에 나서 국내외 유수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대전`충남북 3개 광역단체장의 취임사만 놓고 보더라도 지역경제 살리기에 공을 들일 것임을 시사해주고 있다. 그러나 ‘지역경제 살리기’에 팔 걷고 나선 단체장은 이들 외 민선 2`?기 단체장들도 그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충청인과 기업인의 평가는 기대를 밑돌고 있다.
그렇다 해서 지자체들이 ‘지역경제 살리기’에 손을 놓거나 뒷전이었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중요한 것은 광역단체장들이 ‘지역경제 살리기’를 위한 공약과 약속을 지키려면 막대한 예산이 수반된다는 점에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지방자치단체가 수백억-수천억원을 들여 공장을 세우고 경제 기반을 다질 수 있다면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자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가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자금을 지원하기 보다는 공장을 세우고 기업을 유치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각종 규제를 완화해 주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이는 정부의 몫이요, 각 지방자치단체의 몫인 것이다. 기업인 역시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것보다 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지자체가 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이를 해소해 주는 것을 바라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관련 공무원들은 이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들은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각종 시책을 펴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가운데 약발(?)을 받은 정책이나 시책은 별로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우리 옛 속담이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와 자치단체는 이제부터라도 어떻게 하면 깊은 수렁에 빠진 경제를 살릴 수 있는지 기업과 서민들에게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