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원 / 문학과경계)
‘무뎌진 가위로 자른 생의 테두리에
스슥스슥
조간이 끼워지는 소리
뭉개진 날 지우고 새 날 다시 마름질하는
저 헝클어진 날짜변경선
내일은 남루하거나 권태로울 뿐
흐려지지도 눈이 내리지도 않았다’
-‘내일 일어난 일’中-
반복만이 존재하는 일상의 본질을 극복하고 진정한 삶의 핵심에 도달하고자 하는 김소원 시인, 그에게선 현재를 무가치한 이미지의 반복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의 참고통은 여기서 출발한다.
등단 5년째인 김소원 시인이 첫 시집, ‘시집 속의 칼’(문학과경계)을 선보였다. 칼집에는 모두 66편의 ‘칼’이 숨겨져있다.
현대의 서정은 차갑고 삭막한 현실을 등져서는 안된다. 오히려 그것을 껴안아야 한다. 김 시인의 서정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시에는 고통받는 타자들이 살아 존재하며 시인의 뜨거운 가슴이 들어있다. 이런 의미에서 김 시인의 시어는 타자를 품은 우주의 숨소리이며 우리가 듣지 못하는 세계의 아름다운, 아픈 방언들이다.
대구 출생으로 경북대 수학과를 졸업한 김 시인은 지난 2002년 ‘문학과경계’를 통해 등단한 후 현재 오정문학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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