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도 이런 축제의 대열에 열외 되고 싶지 않다. 오히려 적극적인 자세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가짐은 물론이거니와 이런 열광하는 분위기를 즐기고 있는 편이다. 월드컵이 주는 순기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무엇이 이처럼 국민을 하나로 단합하게 하고, 또 그 어떤 것이 모든 것을 놓고 몰입하게 하는가? 분명 국민의 관심사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너무도 자랑스럽다는 것을 갖게 해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월드컵 열기 이면에 가려진 금단현상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2002년 대~한민국의 떠들썩한 잔치 뒤엔 카드 대란과 환란 극복 이후의 급격한 경제 침체를 함께 경험했다. 월드컵 개최와 4강 진출의 환희 뒤엔 수많은 사람들의 좌절과 실의가 담겨 있었는데도 말이다.
현재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잠복된 수많은 변수들을 차근차근 돌보지 않는다면 한 때의 로망스로 삶을 망치는 인생을 되풀이 할 수 있다. FTA(Free Trade Agreement자유무역협정)는 아무 대책 없이 체결될 가능성이 보이고, 미국의 세계 전략의 일환인 평택 대추리 문제는 너무 쉽게 전진 기지를 만들어 주는 오류를 범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월드컵 거리응원에서 나타난 결집성과 응집력 못지않게 응원이후의 무질서와 혼탁 된 즉흥성에서 우리 축제문화의 후진성을 여실히 엿볼 수 있다.
한 번에 달아오르는 냄비 속성과도 같은 일련의 축제 분위기속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봐야겠고, 그에 수반되는 추수교육이나 홍보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꼼꼼하게 알아보는 것도 현명한 일이다.
월드컵의 열광 뒤에 잠복한 경제 침체의 가능성과 세계 경제의 난맥상을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월드컵으로 경제 침체를 반복하는 새로운 조류를 우리가 세계 처음으로 만들어 낼 수도 있는 웃기는 상황이 현실이다.
엄정한 현실을 한 때의 스트레스 해소와 들뜸으로 치료하기에는 좀 역부족인 것도 사실이고 월드컵의 열광이 독재 시대의 3S정책(Screen, Sex, Sports)과 묘하게 연결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국민적 에너지는 생산적으로 전환되어야 하고 한 때의 발산으로 끝내기에는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방송 3사와 언론의 천박함을 거론 하지 않더라도 국민의 세금과 인적?물??자원을 소비적이고 휘발성인 월드컵 경기에 투입하고 집중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는 차분히 따져 보아야 할 문제이다.
월드컵만이 아니라 월드컵 이후의 일상을 생각하는 지혜와 현실감각을 요구하는 것은 국민적 열망을 빙자해 크게 한탕 벌어보고자 하는 경제 논리에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획일화와 통일성은 치밀한 계획과 기획을 담보로 한다면 한국의 에너지가 세계를 향하지만, 검은 존재와 속마음을 가진 세력이 있다면 악용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는 점에서 양날의 칼이라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
한국 사회가 일상의 행복과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4년에 한 번 열광한다면 그리고 통일되고 평등한 사회 이상을 실현하고 있다면 굳이 이런 말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아픔과 상처는 그대로 두고 단발성 처방으로 스포츠를 이용하고 월드컵을 빙자해서 인위적인 몰입을 조장하고 세뇌시키는 과정이라면 과감한 비판도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