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의 아픔’ 바탕 원작내용 이어받아
말론 브랜도 등 옛 등장인물 출연 주목
‘보라! 저 하늘을. 그것
1940년대 라디오 드라마 ‘슈퍼맨’의 그 유명한 카피가 크립톤 행성에도 들렸던 걸까. 슈퍼맨이 돌아왔다. 장장 26년만의 귀환이다. 그동안 세상은 참 많이 변했다.
슈퍼맨의 한글 제목 표기가 ‘수퍼맨’으로 바뀐 걸 포함해서 그렇다. 영화 속 세상도 많이 변했다. 바깥 세상의 시간과 달리 영화 속 세상은 ‘슈퍼맨 2’(80년)로부터 5년이 지났을 뿐이다.
5년 전, 작별인사도 없이 떠났던 슈퍼맨이 클라크의 모습으로 귀환했을 때, 연인 로이스는 그를 반기지 않는다.
그녀 곁엔 남편될 사람과 아들이 있고, 또 ‘우리는 왜 더이상 슈퍼맨이 필요하지 않나’라는 기사로 퓰리처 상을 받을 예정이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 완벽한 초인은 왜 돌아온 걸까. ‘수퍼맨 리턴즈’는 그 이유를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슈퍼맨(브랜든 라우스)은 고향 크립톤 행성에 다녀왔다. 행성엔 아무 것도 없었다. 클라크 켄트가 되어 신문사에 복귀하고 연인 로이스 레인(케이트 보스워스)과 재회한다. 그가 없는 동안 악당 렉스 루더(케빈 스페이시)는 감옥에서 나와 활개를 치고 있다.
‘엑스맨’에서 그랬던 것처럼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특별 취급을 받는 사람의 아픔을 안다. 새 슈퍼맨은 애처롭다. 초인의 고독, 슈퍼맨의 비애라고나 할까. 싱어 감독은 초인의 아픔을 바탕에 깔고 슈퍼맨 이야기의 원형을 다듬는데 주력한다.
영화 도입부, 세상을 뜬 말론 브랜도를 부활시켜 “너는 너의 눈으로 아버지의 삶을, 나는 나의 눈으로 너의 삶을 볼지니, 아들은 아버지가, 아버지는 아들이 된다”고 들려준다. 78년작 ‘슈퍼맨’에서 슈퍼맨의 아버지 조엘 역의 말론 브랜도를 되살림으로써 이 새 영화가 슈퍼맨의 적자(嫡子)임을 분명히 한다.
영화 시작과 함께 흐르는 존 윌리암스의 주제곡도 반갑다. 추락하는 비행기를 한 손으로 막는 슈퍼맨의 능력도 예전 그대로다. 렉스 루더 역시 병적인 땅 투기꾼 그대로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4반세기 잊혀졌던 슈퍼맨의 세계가 화려하게 부활하는 것이다.
이제 대답을 들을 차례. 슈퍼맨은 왜 돌아온 걸까.
“사람들은 더이상 영웅이 필요없다지만 내겐 매일 영웅을 찾는 절규가 들려요.”
그게 완전무결하고 모호한 구석도 없으며 오로지 선의로 똘똘 뭉친 주류 영웅이 돌아온 이유다. 또한 슈퍼맨을 지금 다시 이야기하는 이유에 대한 싱어 감독의 영리한 대답이기도 하다. 속편을 위한 복선이라는 게 더 정확한 답일지도 모르겠다.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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